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대표원장은 “여름철 두피 관리를 소홀히 하면 고온다습한 환경과 직사광선이 두피 장벽을 무너뜨린다”며 “결국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철에 머리카락이 무더기로 빠지는 ‘휴지기 탈모’를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여름철 두피를 위협하는 요인과 이를 막기 위한 피부과적 솔루션을 짚어본다.
여름철 한낮에 실외 활동을 하다 보면 머리 위가 뜨끈뜨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때 두피 온도는 순식간에 40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문제는 이 강한 열(적외선)과 자외선이 두피 속 콜라겐을 파괴하고 대사를 교란하는 ‘열노화(Thermal aging)’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 열 자극이 모발을 만들어내고 키우는 ‘모낭 세포’에 치명적이다. 열 스트레스를 받은 모낭은 성장을 멈추고 예상보다 빠르게 퇴행기로 진입한다. 당장 여름에는 머리가 빠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손상된 모낭이 모발을 뱉어내는 2~3개월 뒤(가을철)에 접어들면 겉잡을 수 없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여름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땀과 피지 역시 탈모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분비된 피지가 제때 제거되지 않고 노폐물과 뒤엉키면 두피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효모균인 ‘말라세지아(Malassezia)’가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지루성 두피염을 유발할 수 있다. 두피가 붉어지고 가려움이나 각질, 진물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지루성 두피염은 모근 환경을 악화시켜 모발을 가늘게 만들고 탈모를 촉진한다. 특히 염증이 지속되면 두피 장벽이 손상되고 모낭까지 영향을 받아 영구적인 모발 손실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정상적인 모발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라는 생애주기를 거친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그리고 여름철 환경적 자극(열노화 및 염증)이 더해지면 모발의 성장기가 터무니없이 짧아진다. 머리카락이 충분히 자라기도 전에 퇴행기로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그 결과 뒷머리에 비해 정수리나 앞머리의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가늘어지고, 솜털처럼 변하며, 볼륨감이 사라지는 ‘연모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시기를 방치하면 결국 모낭이 제 기능을 상실하고 완전히 수축하여 더 이상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 ‘영구 탈모’ 상태로 진입하게 된다.
따라서 “머리카락이 좀 얇아졌네?”라고 느끼는 초기 단계에 피부과적 의학 치료를 시작해야 모낭을 살릴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탈모가 의심되는 순간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개인의 탈모 유형과 진행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 모발성장치료, 두피 관리 등을 적절히 병행하는 것이 탈모 치료의 가장 기본이자 첫 단추다.
남성형 탈모의 경우, 탈모 유발 호르몬인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을 억제하는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계열의 약물 복용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두피 미세혈관을 확장해 모근으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주는 먹는 미녹시딜 처방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두피에 직접 바르는 미녹시딜 외용제나 알파트라디올 성분의 바르는 약을 병행하면 탈모 진행을 멈추고 모발을 다시 굵어지게 만드는 단단한 기초 체력이 완성된다.
여성형 탈모의 경우에는 남성형 탈모와 달리 정수리 부위를 중심으로 모발이 전반적으로 가늘어지고 숱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치료는 바르는 미녹시딜을 기본으로 하며, 최근에는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 처방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스피로노락톤 등의 약물을 병행하기도 한다. 또한 알파트라디올 성분의 외용제는 모발의 가늘어짐을 완화하고 탈모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유방암 병력이 있거나 여성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합성을 확인해야 한다. 개인의 탈모 원인과 호르몬 상태,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물치료와 함께 피부과에서 시행하는 전문적인 모발성장치료를 병행하면 모낭 회복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대표적인 시술은 ‘모낭주위(모낭내) 주사요법’이다. 탈모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과 모발 성장에 필요한 영양 성분을 두피의 모낭 주변에 직접 전달해 모근에 집중적으로 작용하도록 돕는다. 적은 용량으로도 목표 부위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전신 부작용 부담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연어 DNA에서 추출한 재생 성분인 ‘PDRN(연어주사)’ 치료도 활용된다. PDRN은 모낭세포 재생과 두피 미세혈관 생성을 촉진해 모낭으로 공급되는 혈류와 영양분을 증가시키고, 건강한 모발 성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유래 신호전달물질인 ‘엑소좀(Exosome)’을 두피에 도포해 흡수시키는 치료도 주목받고 있다. 엑소좀은 두피 염증을 완화하고 모낭 세포의 활성을 돕는 다양한 성장인자를 함유하고 있어 모발 성장 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다른 치료와 병행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사각턱이나 주름 개선에 쓰이는 보톡스를 두피 전체에 얕게 주사하는 ‘두피 보톡스’는 여름철 탈모 환자들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두피의 미세 근육과 혈관을 이완시켜 모낭으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줄 뿐만 아니라, 여름철 탈모의 주범인 두피 피지선과 땀샘의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지루성 두피염을 예방하고 쾌적한 두피 환경을 만들어준다.
더불어 환자 본인의 혈액을 채취해 농축하는 조혈모세포 및 자가혈액성장인자주사 치료는 근본적인 세포 재생을 유도한다. 혈액 속 조혈모세포와 핵심 성장인자들을 추출해 탈모 부위에 주입하면, 노화되고 위축된 모낭 세포의 분열을 강력하게 촉진해 손상된 두피 조직을 빠르게 재생시키고 머리카락을 굵고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여름철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 작은 습관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외출 시에는 통풍이 잘되는 모자나 양산으로 두피를 직접적인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또한 가르마 방향을 자주 바꿔주어 특정 부위의 모낭만 집중적으로 자극받고 손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임이석 원장은 “나무가 완전히 말라죽은 뒤에는 물을 주어도 살릴 수 없듯이, 모낭 역시 완전히 퇴화하면 그 어떤 레이저나 주사로도 되살릴 수 없다”며 “모발이 가늘어지고 숱이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면 즉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메디컬 케어를 시작해야 소중한 모발을 지킬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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