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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의 공매도가 급증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주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이후 주가가 하락할 때 매입해서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 방식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로 사용된다.
HK이노엔이 공매도 주요 타깃이 된 배경에는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와 연관이 깊다. 최근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가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HK이노엔이 주목받았다. 현재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 치료제가 없는데 HK이노엔이 제작하는 천연두 백신이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이에 지난 23일 HK이노엔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7.4% 오르며 급부상했다. 그러나 주가 등폭이 커지자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오히려 공매도 타깃이 됐다. 주가 역시 거래제한 상황에서도 전거래일 대비 5.26% 하락한 4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바이오 종목들 역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HLB생명과학(067630)도 같은 날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HLB생명과학은 계열사인 HLB가 항암제 라보세라닙 미국 3상 임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소식에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지난 23일을 기점으로 공매도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했다.
엘앤씨바이오(290650)도 인체조직 기반 무릎관절 연골손상 치료 기기 ‘메가카티’에 대한 임상 시험에서 연골 재생 효과가 나타났다는 공시 후 공매도 거래대금이 증가해 이달 20일 제한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처럼 최근 호재성 요인이 부각된 바이오주가 공매도 타깃이 되는 건 주가 등락폭이 커질수록 공매도에 활용하기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HK이노엔과 같이 호재가 있음에도 떨어지는 종목들은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특히 코스닥 바이오주는 미래에 대한 전망의 불활실성이 높은 데다 주식발행수가 적어 공매도 표적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전망이나 모멘텀과 상관없이 공매도에 주가가 좌지우지될 경우 건전한 시장으로 발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단기투자 비중이 높은 신흥국 시장으로 공매도에 취약하다”며 “시가 총액 일부 범위에서 공매도 허용 잔고를 제한하는 방식의 공매도 총량제를 도입해 장기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