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의 ‘위험성’을 경고해 온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이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미래 성장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게 ‘부의 축척’ 방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 당장 돈 버는 방법으로 싼 주식이나 레버리지에 투자하고 있는데, 잘못 투자해서 보낸 1~2년이 쌓이면 미래 수익률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 사장은 이날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으로 ‘방향’과 ‘시간’을 꼽았다. 그는 “투자에서 ‘방향’은 어디에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논리의 영역이고 ‘시간’은 투자 이후 발생하는 변동성을 견디는 감정의 영역”이다며 “장기 투자를 지속하려면 내가 투자한 상품이 경쟁력 있는 성장 산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운이 좋으면 이익을 많이 얻고, 운이 나쁘면 크게 손해를 보는 투자처가 아닌 새로운 기술로 세상은 바꾸는, 세상의 흐름에 맞는 곳에 장기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운 삼성전자·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 ETF에 대해 사실상 ‘투자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앞서 배 사장은 관련 상품을 운용·판매하는 운용사의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해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상장폐지가 아닌 자연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배 사장은 이날도 “싼 주식, 단타, 레버리지 ETF 이런 거 하지 마시고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테크기업에 장기 투자하라”고 거급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국 증시를 이끌 미래 성장 산업군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방산, 원전을 꼽았다. 그는 “기술력은 가지고 있지만 생태계가 없으면 제품을 만들 수가 없다”며 “예를 들어 프랑스가 영국의 원전을 ‘5년 안에 만들겠다’ 했지만 아직 완성을 못하고 있다. 기술은 가지고 있는데 생태계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원전, 방산은 세계적인 기술력은 물론 생태계도 잘 갖추고 있다”면서 “이들 5개 산업은 막대한 자본과 오랜 기술 축적이 필요하다는 공통점도 있다”고 부연했다.
‘반도체+차+조·방·원’으로 구성된 이번 ETF와 국내 대표 지수 상품인 코스피200과의 차이점도 강조했다. 배 사장은 “장기 투자를 지속하려면 변동성을 줄여줘야 하는데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 분산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ETF를 통한 선택적인 투자로 변동성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스피200은 시장 전체, 한국의 현재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이번 ETF는 한국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서로 연결된 첨단 제조업 생태계 전체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담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대한민국 구조적 성장 주도주의 장기 투자 가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도 한국 증시의 구조적 성장을 이끌 주도 산업으로 반도체, 조선, 방산, 원자력 등을 꼽았다. 이 대표는 신한투자증권에서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과 글로벌전략 담당 등 애널리스트 생활을 오래 한 전문가로, 매크로부터 산업 생태계 분석까지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다.
그는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해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의 독점적 필수 인프라로, 사이클 산업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는 재평가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선, 방산, 원자력 산업에 대해서는 “조선은 장기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고, 방산은 세계적인 국방비 확대 기조 속 생산성과 납기 경쟁력 등으로 주목받고 있고, 원자력은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 한미 원전 협력 등 긍정적인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오는 11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반도체Plus전략산업 ETF’ 신규 상장을 앞두고 마련됐다. 해당 ETF는 대한민국 성장의 중심인 반도체에 조선·방산·원전을 더하고, 새로운 성장축으로 휴머노이드(자동차) 산업을 추가한 상품이다. 총 5개 전략산업에서 대표기업 2개씩을 선정해 총 10개 종목에 압축 투자한다. 편입 종목은 상장 시점 및 운용 전략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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