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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삼성 QD-OLED 양산"…판 커지는 OLED TV 시장

신중섭 기자I 2021.08.05 16:29:30

삼성D, 4분기 'QD 디스플레이' 양산
LGD 독점 'TV용 OLED' 시장에 도전장
65인치 패널 기준 연 100만장 생산 전망
초기 수율 안정화 필요…성능도 관건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4분기 TV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양산을 공식화하면서 OLED 시장의 판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의 참전으로 현재 OLED 패널·세트 모두 LG가 주도하는 대형 OLED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원리와 구조(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D, TV용 OLED 본격 진출…올 4분기 양산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 TV·모니터 등에 쓰이는 대형 OLED 패널인 ‘QD 디스플레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전무는 지난달 진행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19년 QD 디스플레이 투자 발표 이후 기술 개발과 설비 제작을 통해 지난 1분기 설비 반입을 했으며 현재 램프업(생산량 확대) 중”이라며 “시제품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고 계획대로 올 4분기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QD 디스플레이’는 QD-OLED라고도 불리는 삼성의 대형 OLED 디스플레이다. OLED 패널 위에 스스로 빛을 내는 매우 작은 반도체 결정인 ‘QD’ 물질을 적용한 색 변환층을 더했다. 현재 대형 OLED 시장을 이끌고 있는 LG디스플레이(034220)의 WOLED(화이트OLED)와 다르게 청색 OLED 소자를 주요 광원으로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QD 디스플레이는 아산사업장 Q1 라인에서 생산하며 캐파(Capa·생산능력)는 8.5세대 기판 기준 월 3만장 수준이다. 8.5세대 공장에선 기판 1장당 55인치 패널 6장이나 65인치 패널 3장을 만들 수 있다. 65인치만 만든다고 가정하면 연 최대 100만대 수준 TV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TV보다 작은 모니터 제품도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만큼 제품 비중에 따라 생산량은 달라질 것 보인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이어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 사업에 나선 것은 프리미엄 TV 시장 대응을 위해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공식화했다. 오는 2025년까지 투자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총 13조 1000억원을 쏟겠다는 계획이었다.

최주선 사장은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더 많은 색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고 넓은 시야각 특성을 지난 QD 디스플레이가 상용화하면 오랫동안 침체한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율 안정화 필요”…당장 ‘지각변동’ 없지만 빠른 성장 전망

현재 TV 시장의 90%가량은 여전히 LCD(액정표시장치) TV가 차지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 TV는 최근 본격 성장 궤도에 진입,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OLED TV가 시장 주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OLED는 LCD와 달리 광원장치가 필요 없어 얇은 데다, 화질도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OLED TV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70% 늘어난 61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OLED TV 시장은 LG가 주도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OLED TV는 모두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쓰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는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WOLED’라고도 불린다. 완성품인 TV 시장에서도 LG전자(066570)가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 QD 디스플레이가 당장 OLED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는 보고 있진 않다. 이제 갓 양산에 돌입하는 시점이라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월 3만장의 생산능력도 LG디스플레이의 14만장(파주 8만·광저우 6만)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이다. 초기 낮은 수율·생산능력은 높은 가격으로 이어져 시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

업계 기대만큼 좋은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가 QD 디스플레이 성공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QD 디스플레이가 기존 WOLED보다 색 재현력이나 시야각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LG디스플레이도 기존 WOLED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존 대비 개선된 패널이 올해 LG전자의 올레드 에보(evo) 제품에 탑재되기도 했다.

공장 증설도 관건이다. 시장 반응이 좋으면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고 원가 경쟁력을 갖추면서 사업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QD 디스플레이 생산력만 뒷받침한다면 세계 TV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005930)를 통해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다만 증설에는 연 단위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애초에 없던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 초기 어려움을 겪었던 LG디스플레이보다는 빠른 속도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 합류로 최근 개화하기 시작한 대형 OLED 시장이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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