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 교수 유족이 부탁한 '두 가지'..."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박지혜 기자I 2019.01.02 15:16:4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유족이 “두 가지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임 교수의 동료인 백종우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침 고(故) 임세원 교수의 동생분이 함께 모은 유족의 뜻을 말씀해주셨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따르면 유족은 “첫 번째,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어달라. 두 번째,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언제든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유족은 의사의 가족인 동시에 우울증 환자의 가족이기도 했다.

임 교수는 지난 2016년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펴내며,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살을 생각하며 가족에게도 상처를 줬다고 털어놨다.

그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가족 덕분이었다. 임 교수는 우울증에 시달릴 당시 “무엇보다 가족을 많이 생각했다. 그게 내가 살아야 할 확실한 이유였다”고 밝혔다.

한편, 백 교수는 유족의 뜻을 전하며 “우리는 이 두 가지가 고인의 유지라고 생각하며 선생님들께서 이를 위해 애써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씀해주셨다”면서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겠다. 공감하시는 모든 분들께서 마음으로 함께 해달라. 공유해주셔도 좋겠다”고 적었다.

여기에 누리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이런 일이 벌어진 후에 이렇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 진심으로 마음 아프다”, “졸지에 당한 참사에 억장이 무너지겠지만 그래도 애써 의연한 유족의 태도에 마음이 더 아프다”, “아픈 사람을 향한 배려의 마음 씀씀이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의사인 임세원 교수를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박 모 씨가 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였던 임 교수는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끝내 숨졌다.

사건 이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환자를 돌보닌 의료진에 대한 병원 내 폭력과 폭행, 범죄 행위를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공감을 얻고 있다.

경찰은 임 교수를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박 모(30) 씨가 범행 사실은 시인했지만 범행동기에 대해선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3시부터 이언호 부장판사의 심리로 박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박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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