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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발표 막판 보류…李 “반도체 투자도 국익 보호할 결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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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9.18 13: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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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거의 합의했지만 동의 어려운 부분 있어 재협의”
투자금 회수·수익배분·손실처리 놓고 한미 막판 이견
美, 펀드 밖 삼성·SK에 메모리 생산시설 추가투자 요구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와 충돌 가능성…협상력 시험대

[이데일리 김상윤 황병서 이혜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5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와 관련해 실무진이 마련한 합의안에 일부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어 미국 측과 다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당초 이번 주 첫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하려다 국회 보고와 발표 일정을 미룬 배경에 투자금 회수와 수익 배분, 손실 발생 시 처리 문제를 둘러싼 막판 이견이 있었음을 대통령이 직접 확인한 것이다.

미국이 대미투자 펀드와 별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현지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을 추가로 건설하라고 요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 투자가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와 투자 재원 및 생산능력 배분 측면에서 충돌할 수 있는 만큼 기업의 경영 판단과 국내 산업전략을 함께 따져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미투자 협상 진행 상황을 묻는 말에 “실무협상단은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제가 내용을 보니 동의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다시 얘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이번 주 대미투자 사업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첫 투자 프로젝트를 국회에 보고하고 관련 내용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17일로 검토했던 국회 보고가 22일로 연기되고 정부 발표도 보류되면서 한미 간 최종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투자 대상 사업뿐 아니라 우산형 투자특수목적법인(I-SPV)의 운영 구조와 투자금 회수 및 배분 조건을 놓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때 한국 측이 부담할 위험과 투자 원리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는지가 막판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협상 타결이나 최종 발표 시점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대미투자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이고 한미 관계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며 “국민의 세금에 해당하는 3500억달러, 약 500조원쯤 되는 돈”이라고 강조했다. 관세와 대미 관계, 일본·대만·싱가포르 등의 합의 내용을 고려해 타협했지만 그 과정이 “매우 어렵고 힘들었다”고도 했다.

대미투자 양해각서(MOU)에 ‘상업적 합리성’을 명시한 과정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두 번째 정상회담 당일 오전 7시30분까지 타협이 되지 않았지만 다행히 우리가 원한 대로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표현을 넣었다”며 “다른 나라에는 없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 법에도 상업적 합리성을 심사하도록 돼 있다”며 “이걸 어떻게 회수할지, 수익을 어떤 방법으로 배분할지, 손실이 발생하는 사업은 어떻게 할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는 정부가 강조해온 ‘상업적 합리성’이 선언적 문구를 넘어 실제 투자 구조를 짜는 단계에서 한미 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투자 대상 사업이 일정한 수익성을 갖췄더라도 수익 배분이나 손실 부담 구조가 한국에 불리하면 최종 승인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국익은 정말 중요하고 어떤 관계나 압박, 강요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의 국익이 훼손되지 않고 한미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사업을 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이 실제로 압박하거나 강요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반도체 추가 투자 요구 역시 한미 간 풀어야 할 별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요구를 한국 측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가 조성하는 대미투자 펀드에서 자금이 집행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개별 기업이 자체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직접투자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있는 것 같고 삼성과 SK하이닉스도 이미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며 “어느 정도 규모로 더 늘릴지는 해당 기업의 경영 판단과 대한민국의 산업전략에도 관계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대한민국의 국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결론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여전히 논쟁거리”라고 밝혔다.

미국 내 추가 메모리 공장 건설에는 막대한 자금과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투자를 큰 폭으로 확대할 경우 정부가 국내 반도체 생산기반 확충을 위해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와 투자 우선순위가 겹칠 수 있다. 한정된 자금과 인력, 장비를 미국과 국내 어느 쪽에 우선 배분할지를 놓고 기업의 경영전략과 정부의 산업·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맞물리는 구조다.

이 대통령이 명확히 ‘상업적 합리성’을 지키겠다고 밝혔지만 정부가 이 같은 원칙을 실제 대미 협상에서 얼마나 지켜낼 수 있느냐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와 미국 시장 접근을 지렛대로 동맹국과 해외 기업에 현지 생산과 투자를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미투자 프로젝트 발표가 더 늦어지거나 한국 기업의 반도체 추가 투자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미국의 압박이 다른 통상 현안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대로 미국의 요구를 서둘러 수용하면 수익성이 불확실한 사업에 국민 부담이 투입되거나 국내 반도체 생산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특히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는 국내 공급망 확충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 의미까지 갖고 있어 선뜻 대미투자에만 ‘올인’ 하기 어려운 ‘딜레마’가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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