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2년 전에 비해 승진자가 40%가량 줄어들 정도로 가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능력있는 기술·개발통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도 이번 인사의 주요 특징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134명이 승진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승진자인 165명에 비해 19%나 줄었다. 사상 최대 실적이 반영된 2014년(227명)과 비교하면 41%가 줄었다.
올해 3분기 매출 50조원에 영업이익 7조원을 기록하는 등 올해는 작년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기대치에는 못 미쳤고 그 결과는 승진자 수에 그대로 드러났다.
전자 계열사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5명에서 13명, 삼성SDI는 18명에서 14명으로 줄었고 삼성전기는 8명에서 9명으로 1명 늘었다. 다만 2014년(13명)에 비해서는 여전히 승진자 수가 적은 편이었다.
금융계열사들 역시 소폭 증가하거나 소폭 감소한 수준이었다. 삼성생명은 12명에서 14명으로 2명, 삼성증권은 2명에서 5명으로 승진자가 늘어난 반면 삼성카드는 6명에서 2명으로 줄었고 삼성화재는 14명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건설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중공업은 12명에서 10명으로 준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6명에서 9명으로 임원 승진자가 오히려 늘었다.
전체적으로 승진자 숫자는 줄었지만 삼성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제품의 개발 전문가들은 승진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김유미 삼성SDI 전무는 개발분야 최초로 여성 부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소형전지부터 중대형까지 포괄하는 SDI 최고의 전지 개발 전문가로 소형 및 자동차전지 수주 확대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2년 이상 발탁 승진된 임원 역시 7명 중 5명이 모두 기술·개발통이었다. 심상필 삼성전자 전무는 반도체 공정개발 전문가로 세계 최초 14나노 FinFET 공정개발 및 양산을 주도해 시스템LSI 사업 일류화에 공헌한 공으로, 김강태 상무는 S/W 설계 전문가로 타이젠 플랫폼 주요기능 검증을 통해 플랫폼 성능개선 및 S/W품질 안정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 부사장 승진 대상자 역시 ‘기술·개발통’이 상당수였다. 14명 중 10명이 공대 출신이었으며 이 중 5명은 실제 기술 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헌 부사장은 메모리사업부 Solution개발실 S/W개발팀장으로 소병세 부사장은 DS부문 SSIC 기술전략팀장, 경계현 부사장은 메모리사업부 Flash개발실 Flash설계팀장, 강호규 부사장은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장, 천강욱 부사장은 VD사업부 상품개발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