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수(41·사진) 브라운백 대표는 7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자신의 창업·경영 스토리를 풀며 이같이 강조했다. 브라운백은 로스팅 원두 브랜드 ‘브라운백커피’와 오피스(사업장) 전문 커피 구독 브랜드 ‘블리스’를 운영하는 푸드테크(음식+기술)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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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브라운백은 동네 카페에 자체적으로 로스팅한 질 좋고 값싼 원두를 주기적으로 공급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사업 초기부터 ‘커피의 디지털화’를 추구하면서 IT 기반 제조 설비와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여 단순 원두 판매가 아닌 원재료를 데이터베이스(DB)화 했다. 이를 수집·분석·가공·활용 등 유기적 연계를 통해 로스팅 과정에서 표준적인 맛을 재현했다는 설명이다. 브라운백의 원두 온라인 주문 건수는 지난해 누적 100만건을 돌파했다.
손 대표는 커피 구독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배경을 두고 “지속 가능하고 고속 성장하는 건강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해오면서 아무리 ‘수영’을 잘해도 ‘파도’를 이길 수는 없더라”면서 “시장이 큰 ‘좋은 파도’를 잘 타면 사업을 하면서 창업 초기 첫 번째 가설과 달라지더라도 그 안에서 두세 번째를 연계해 확장해갈 수 있다”고 했다.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생두·원두) 수입액은 전년보다 약 24.2% 증가한 9억1648만달러(약 1조1500억원)로 집계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커피 수입이 늘면서 국내 커피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져가며 현재 7조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최근 오피스 등지에서 확산 하고 있는 커피 구독 시장은 약 3조원대, 인스턴트 믹스커피 시장은 약 1조원대로 추산된다.
손 대표는 “국내 사업자 등록 5인 이상 사업장 약 300만곳 중 250만곳이 사무실에 커피 머신을 설치했거나 설치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생각보다 큰 시장”이라며 “사무실에서도 카페 수준의 커피를 원하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커피 경험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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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블리스 커피 구독을 이용하는 업체는 2200곳을 돌파했으며 누적 서비스량 520만잔을 넘긴 업계 1위 업체로 부상했다. 연간 리텐션(고객유지율 혹은 재구매율)도 99% 이상에 달한다. 서비스를 한 번 경험한 사업장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해지율이 1% 미만에 그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의 평균 리텐션이 연 70% 안팎이고 면도기 정기 구독이 약 40%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브라운백의 지난해 월간 계속매출(MRR) 기준 연매출은 전년 대비 약 5배(400%) 늘었고 손익분기점도 창업 초기부터 일찌감치 넘겼다는 설명이다. 블리스 커피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메리카노 1잔당 약 300원꼴이다. 서비스 제공사인 브라운백 입장에서는 사업장 1인당 하루 2잔씩 커피를 마시면 수익이 나는 구조다.
브라운백은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구독’ 플랫폼에 입점하고 그해 10월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올 8월 사물인터넷(IoT) 기반 디스플레이와 통신 기능을 갖춘 차세대 클라우드 커피머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커피 머신은 실사용자의 만족도나 요구 사항은 물론, 이용자 개인별 취향과 감성 등 데이터도 확보가 가능하다.
손 대표는 “즐거운 경험 제공을 위해 ‘커피를 디자인하는’ 브라운백은 고객과 데이터에 대한 집착을 바탕으로 성공 사례를 쌓아나가며 구독 산업을 성공적으로 개척하고자 한다”며 “고객들이 수준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리하게 누리도록 ‘구독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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