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주요국이 보복관세에 나설 가능성도 크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도 남아 있어 환율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26%, 유럽·일본보다 높은 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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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4.4원 오른 1471.0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62.5원) 기준으로는 0.1원 내렸다. 개장 직후 환율은 1472.5원을 터치하며 상승 폭을 확대하는 듯 했으나, 서서히 내림세를 보였다. 오전 10시 13분께는 1464.3원까지 내려오면서 하락 전환되기도 했다. 오후에도 환율은 1460원 초반대로 내려오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교역국가에 10%의 기본 관세와 함께 무역흑자 규모가 큰 개별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 부과되는 상호관세 비율은 26%다. 중국(34%)과 대만(32%)보다는 낮지만, 유럽연합(20%)와 일본(24%)보다는 높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와 자동차 주요 부품에 부과하기로 결정한 25% 관세가 3일(현지시간) 정식 발효됐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는 국가별 관세율이 높았고 대상국가도 광범위했다는 점 등에서 시장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라며 “주요국 대응 등 향후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주요국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0% 성장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주요국의 협상이 본격화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일부 국가에 대한 관세율이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며 “2분기부터 대미 혹은 대아세안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상호관세가 공개됨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강한 상호관세는 결국 미국의 경기침체를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달러화는 약세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현지시간) 1시 47분 기준 102.74를 기록하고 있다. 약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주요 아시아 통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위안 환율은 7.30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로 내려왔다. 상호관세 정책으로 최고 54%의 관세 부담을 안게 된 중국은 반격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위험회피 분위기에 국내증시는 하락세지만, 장 초반보다는 하락 폭이 좁혀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1조 2000억원대를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탄핵 심판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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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규 미즈호은행 전무는 “현재 탄핵 국면으로 인한 환율 프리미엄이 60~70원 정도는 반영돼 있다”며 “인용이 되든 기각이 되든 불확실성은 해소되면서 환율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 전무는 “만장일치 인용될 경우에는 하루에 환율이 15~20원까지 떨어질 수 있고, 하단은 1420원까지도 본다”면서도 “6대 2로 인용이 될 경우에는 정국 불안이 가시화되면서 환율은 지금 수준에서 머무를 듯 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상호관세와) 동시에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변수로 남아 있어 환율 1500원선을 재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수출 경기 악화에 대비해 강력한 내수 부양정책이 추진될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