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관세, 美경제에도 부메랑…가격 오르고 단종 되고 일자리 감소

정다슬 기자I 2025.03.27 14:11:28

美언론·전문가 "자동차관세, 美경제에도 부메랑될 것"
미국 내 자동차 생산 비용 늘리고 소비자가격에도 영향
자동차 수요 위축시켜 미국내 생산능력 감소

포드 모터 컴퍼니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이 2022년 9월 8일 미시간 주 디어본에 위치한 루즈 전기차 센터(Rouge Electric Vehicle Center)에서 생산 라인에 올라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미국자동차산업을 부흥시킬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CNN은 26일(현지시간)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기사에서 “완전한 미국산 자동차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부품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포함해도 미국산 부품 비율 75% 안돼

현행 무역법상 미국은 캐나다산과 미국산 부품을 동일한 ‘미국산’으로 취급하지만, 이같은 넓은 기준으로 봐도 ‘미국산’ 비중이 75%가 넘는 차량은 없다.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만 미국산으로 취급될 경우, 이 비율은 훨씬 줄어들 수 있다.

백악관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는 외국산 부품 함량에 따라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일단 USMCA 기준을 충족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상무장관이 세관국경보호국(CBP)와 협의해 미국 외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절차를 마련할 때까지 무관세 상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USMCA를 충족하는 부품이 계속 무관세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백악관은 “USMCA에 따라 자동차를 수입하는 업체는 미국산 부품 비율을 인증할 기회를 가지며, 시스템이 도입된 후 25% 관세는 미국 외 부품에 대해서만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 인기 자동차 몇 종의 예를 들어 ‘미국산’과 ‘외국산’을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설명했다.

미국에서 팔리는 토요타의 준중형 SUV RAV4는 캐나다에서 조립되지만 미국에서 제작되는 엔진과 변속기등 70%의 미국산 부품을 사용한다.

닛산 로그 SUV는 반대다. 테네시주 스머나에서 제공되지만 전체 구성품의 25%만이 미국에서 생산된다. 2024년 버전의 경우 엔진은 일본산이고 변속기는 멕시코산이다.

제너럴모터스(GM)이 만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2024년형 쉐보레 블레이저는 미국에서 생산된 엔진과 변속기를 사용해 멕시코에 있는 공장에서 조립된다.

“美신차 가격 3000달러 오르고 생산능력 30% 감소”

CNN은 관세가 자동차가 부품이 아닌 완전히 조립된 차량에만 적용되더라도 평균 자동차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쉐보레 브레이저나 혼다 HR-V 등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는 대부분 가격이 낮고 수익성이 낮은 모델로 저렴한 멕시코 노동력으로 생산해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시간 소재 싱크탱크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생산 비용은 대당 3500달러에서 1만 2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동차제조업체 임원은 “관세로 인한 손실 중 하나는 제품 다양성 손실이다”라고 밝혔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멕시코에서 총 400만 대의 차량이 생산됐으며, 이 중 250만 대, 즉 61%가 미국으로 수출되었다.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사 대부분은 멕시코에 조립 공장을 두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의 토요타, 혼다, 현대, 닛산, 마쓰다, 미쓰비시 같은 아시아 제조사들과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캐나다 자동차 공장은 지난해 130만대 자동차 중 110만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CNN은 관세로 피해 보는 것은 캐나다와 멕시코 근로자뿐만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자동차 산업망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캐나다와 멕시코가 자동차 생산을 줄이면 미국 내 있는 산업망도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연방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에 멕시코에 358억 달러 상당의 부품을 수출했고, 캐나다에는 284억 달러 상당의 부품을 수출했다.

자동차 생산비용이 늘어나고 이것이 소비자 가격에 최종 전가되면서 미국 내 수요 위축도 우려된다. 자동차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25% 관세가 부과된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 내 신차 가격이 약 3000달러 오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조너선 스모크 콕스오토모티브 수석 경제학자는 미국 내 공장 생산능력이 약 30%, 즉 하루 2만대 감소할 것이라며 “4월 중순이면 북미 지역 거의 모든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보복 관세도 우려된다. 지난해 캐나다와 멕시코로의 미국 자동차 수출은 약 100만대에 달했다. 이는 미국 자동차 생산의 약 1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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