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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는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에서 독립이사로: 변화하는 환경 속 독립이사의 역할’을 주제로 기고해, 개정 상법 시행 이후 독립이사의 역할 변화와 실무 핵심 쟁점을 정리했다.
개정 상법에 따라 2026년 7월부터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는 ‘독립이사’로 명칭이 변경되고, 사내이사·집행임원 등으로부터 독립적 판단을 수행할 법적 책무가 명확해진다.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상장사의 독립이사 비율도 4분의 1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역시 ‘회사 및 주주 전체’로 명확히 규정돼 책임 범위가 강화됐다.
정 교수는 “과거 사외이사 제도가 ‘회사 밖의 인물인지’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지배주주와 경영진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가 핵심 기준이 됐다”며 “명칭 변경을 넘어 이사회 내 역할 인식과 책임 구조 전반이 바뀌는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진단했다.
독립이사의 역할은 기업의 주식 소유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지배주주가 있는 기업에서는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를 통제하고 특수관계인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반면 주식 소유가 분산된 기업에서는 경영진과 주주 간 이해상충 방지, CEO 승계 계획 수립, 경영진 성과 평가 등에서 독립이사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최근 법무부가 발표한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역시 조직개편 과정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이해관계 없는 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정 교수는 독립이사 선임 시 기업 과제에 맞는 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열사 간 대규모 거래나 조직 재편이 예상되는 기업은 법률·규제·회계 전문성이, CEO 승계나 성과 평가가 핵심 과제인 기업은 산업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적합하다.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이나 규제 환경 대응을 위해서는 AI, ESG, 개인정보보호 등 특정 분야 전문가 선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고문은 독립이사가 강화된 제도 환경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려면 경영판단 원칙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독립이사가 판단의 책임 주체로 자리매김한 만큼 △정보를 충분히 수집·검토했는지 △회사와 주주 전체 이익에 부합하는지 △통상의 이사 관점에서 합리적인지를 종합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삼일PwC는 학계와 실무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사회 가이드’ 시리즈를 지난 3월부터 매월 발간해 왔으며, 연말에는 이를 종합한 가이드북을 출간할 계획이다. 기고문은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