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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자산운용사들, 인터넷·은행株 담았다

김응태 기자I 2025.01.16 16:56:54

블랙록펀드, 네이버 보유 지분율 6%로 확대
네이버, 저평가 매력 속 4Q 실적 견조 전망
더캐피탈그룹, KB·하나·JB금융 지분율 상향
은행주, 어닝시즌 전후 밸류업 모멘텀 기대↑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인터넷과 은행주 보유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과 은행주의 경우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있는 가운데, 어닝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견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보유 지분율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블랙록 본사. (사진=로이터)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 운영하는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블랙록펀드)는 장내 주식 매수를 통해 네이버(NAVER(035420))의 보유 지분을 기존 5.03%에서 6.05%로 1.02%포인트 확대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블랙록펀드의 네이버 보유 주식수는 기존 165만6639주에서 959만2734주로 늘었다.

또 다른 미국 자산운용사인 더캐피탈그룹 컴퍼니는 장내 매수를 통해 은행주의 보유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보유 지분은 5.83%에서 6.95%로 1.12%포인트 상향됐다. 또 KB금융(105560)의 보유 지분을 7.24%에서 8.06%로 0.82%포인트 확대됐으며, JB금융지주(175330)의 보유 지분은 5.7%에서 6.79%로 1.09%포인트 늘었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인터넷 및 은행주의 보유 지분을 확대한 것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데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견조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우선 네이버의 경우 대표적인 성장주로서 지난해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주가가 부진 흐름을 지속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동종업종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맞춤 쇼핑 기능을 고도화하고 타깃 광고를 활성화하면서 4분기 관련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5266억원을 기록해 3개월 전(5075억원) 대비 3.7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고, 올해도 실적 개선을 지속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전망”이라며 “지난해와 같이 밸류에이션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주 역시 강달러 현상이 심화하며 주주환원 규모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 지난해 연말 주가가 조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환산손실이 확대되는 등 위험가중자산이 늘어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하락하고, 이를 척도로 하는 주주환원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은행주의 저평가 매력이 커진 데다, 4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주주환원 축소 우려가 일단락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지속되면서 4분기 수익성이 견조하고, 대출 성장 속도 조절 및 유가증권의 유연한 운용을 통해 자본비율 하락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매도로 은행주 하락 폭이 컸는데, 현재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3배까지 낮아진 만큼 우려 요인은 일정 부분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라며 “4분기 실적 및 연말 보통주자본비율에 대한 우려도 2월 초에 시작될 어닝 시즌을 전후로 완화되면서 밸류업 모멘텀이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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