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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이 AI 추천 거부할 수 있을까"…초단위 미래전 '자동결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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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6.09.16 13: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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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사, '한미 연합워파이팅포럼' 개최
연합합동전영역작전 지휘통제 논의
"한반도 위협 대응 초~분 단위…AI 활용 확대 불가피"
"AI 추천에 형식적 승인, 자동화 귀결되선 안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인공지능(AI)이 적의 위협을 분석해 대응 방안을 추천했는데 지휘관에게 이를 검토하거나 거부할 시간이 없다면 인간의 ‘승인’은 과연 실질적인 결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육·해·공뿐 아니라 우주와 사이버, 전자기 영역까지 동시에 연결되는 미래전에서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군 지휘통제에서도 이 같은 ‘자동결심’의 딜레마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반도는 전장 종심이 짧고 북한의 화력에 수도권이 노출돼 있어 위협 탐지부터 결심·대응까지 허용되는 시간이 초 단위에서 분 단위에 불과할 수 있다. AI를 통한 의사결정 속도 향상이 불가피한 동시에 지휘관의 판단과 책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작전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16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2026 한미 연합워파이팅포럼’을 열고 연합합동전영역작전(CJADO·Combined Joint All Domain Operations)의 발전 방향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지휘통제체계, AI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CJADO는 기존 육·해·공 중심의 작전 범위를 우주·사이버·전자기스펙트럼까지 확대해 각 영역의 작전 활동을 첨단 지휘통제체계를 기반으로 통합 운용하는 연합사의 전구작전 수행개념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안병오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인공지능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연합합동전영역지휘통제(CJADC2)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AI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 연구위원은 “CJADC2 능력 구현에서 AI는 핵심 요소”라며 “연합·합동영역 전반에 AI 통합 요구는 증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람이 중심이 돼 일정한 주기에 따라 단계적으로 처리하는 군 지휘·참모 활동도 향후 AI를 활용하면서 보다 연속적인 형태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미가 함께 운용할 수 있는 AI 기반 연합 워크플로우를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전장에서 결심 시간이 극단적으로 짧아질 경우다. AI가 여러 센서와 전투수단에서 들어오는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 특정 대응 방안을 추천하더라도 인간 지휘관이 이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 자체가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안 연구위원은 “시간 압축 때문에 자동 추천을 거부할 여유가 사실상 없는 조건에서 형식적 승인이 자동화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AI의 추천 뒤 최종 승인 버튼을 지휘관이 누르는 절차만 남겨 놓는다고 해서 인간에 의한 실질적인 결심과 통제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 달 13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육군 5사단 AI 경계작전센터를 방문해 AI 기반 경계작전체계 시범사업의 추진경과와 성과를 보고 받고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지난 달 13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육군 5사단 AI 경계작전센터를 방문해 AI 기반 경계작전체계 시범사업의 추진경과와 성과를 보고 받고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같은 문제는 한반도 전장의 특성 때문에 더욱 두드러진다. 안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반도 작전전구(KTO)는 종심이 수십~수백㎞에 불과하고 전후방 구분도 뚜렷하지 않다. 수도권도 북한의 장거리 화력 사정권에 들어가 있어 실제 위기 상황에서 대응시간이 ‘초~분 단위’까지 압축될 수 있다. 안전한 후방 개념도 제한적이어서 전력을 분산해야 하지만 정작 분산할 공간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게 한반도 전장의 구조적 한계다.

이에 따라 미래 한반도전에서는 AI가 단순한 정보 분석 도구를 넘어 지휘관의 결심주기를 단축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우주·사이버·전자전과 미사일·포병·항공전력 등 서로 다른 영역의 효과를 짧은 시간 안에 조합하려면 인간이 모든 정보를 순차적으로 확인하고 판단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CJADO는 적에게 효과를 가하기 위해 서로 다른 영역의 전력을 실시간에 가깝게 연결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는 준비 시간이 긴 사이버·우주 효과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 화력을 하나의 작전 의도에 맞춰 조합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통신이 두절되거나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지휘관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사이버·우주 작전이 요구한 효과를 냈는지 즉각 확인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때문에 AI와 자동화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지휘 방식 자체도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연구위원은 CJADO 구현을 위해 전 제대가 새로운 전투수행 방식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CJADO 사고방식’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CJADO 역량은 상급 지휘관이 일일이 통제하기보다 하급 제대가 지휘관의 의도를 이해해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임무형 지휘’를 전제로 한다며 이를 뒷받침할 조직문화와 제도 발전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미 지휘통제체계의 연결도 관건이다. 안 연구위원은 한미가 추진 중인 미래 전영역 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연합작전에 적용할 CJADC2 통합 프레임워크 개발과 지휘통제 정보교환 소요 최적화를 주문했다.

이와 관련, 케이시 밀러 미 육군 미래개념사령부 개념발전과장도 CJADO의 핵심을 C2와 정보공유 문제로 규정했다. 연합군이 신속하게 데이터를 교환하려면 공통 데이터 표준과 안전한 전송체계, 다단계 보안이 필요하며 통신체계가 교란된 상황에서도 연합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유연한 지휘관계와 권한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편, 연합사는 이날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한반도 전장환경에 적합한 CJADO 개념과 연합 전투수행능력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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