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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B씨(22·남)는 지난 2020년 10월 울산 C고등학교 3학년 시절 현장실습생 신분으로 A사에 입사했고 2021년 1월 졸업한 뒤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B씨은 전자기판에 반도체 칩을 부착하는 일을 했는데 솔더 페이스트라는 간 독성이 있는 구리, 주석, 은 등이 포함된 화학물질을 취급했다고 시민단체는 주장했다. 또 B씨가 세정실에서 아세톤 등 유기용제에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B씨는 2021년 10월 몸에 멍이 들고 코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2개월 뒤에는 구토와 황달증세가 심해져 병가를 냈다. 병원에서는 급성간염을 동반한 독성 간 질환, 무형성 빈혈을 진단했고 “간이 녹아 형체가 없다”는 소견을 내놨다. 겨우 간이식 수술을 받은 B씨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는 2022년 5월 퇴사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회사에서 B군은 종이 마스크를 쓰고 독성물질을 흡입했다”며 “찢어진 비닐장갑 사이로 아세톤이 들어와 손 피부가 하얗게 일었고 손 껍질이 벗겨졌다”고 밝혔다. 이어 “멀쩡했던 청년이 19세에 간이 형체도 없이 녹아내렸다”며 “이것이 산업재해가 아니라면 무엇이 산업재해란 말이냐”고 주장했다. 또 “근로복지공단은 형식적이고 부실하게 조사하고 산재 불승인 처분을 했다”고 제기했다. 이들은 “회사가 피해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보도한 언론사 셜록 기자를 고소했다”며 “A사는 지금이라도 산재 책임을 인정하고 기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A사는 입장문을 통해 “B씨의 간 질환은 당사의 업무환경과 인과관계가 없다”며 “이는 근로복지공단의 면밀한 역학조사 결과 명확히 확인된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역학조사 당시 B씨가 접촉한 세척물질은 물에 불과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당사 업무환경은 대한산업보건협회의 작업환경 측정 결과 안전하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A사는 “당사의 동일한 공정이 운영된 20여년간 B씨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질환이 발병한 전례가 없다”며 “당사는 직원의 안전한 업무환경 조성을 우선순위로 삼고 노력해 왔다. 향후에도 안전한 업무환경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