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지난 4일 국회의장단 선출 합의 이후 여야가 아직 임시국회 개원을 위한 선결 조건인 원내 구성 논의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당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윤리위 문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임박한 전당대회로 각각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국회 정상화가 요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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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제1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당정은 경제활성화·민생안정을 위한 각종 규제개혁 법안과 기업 투자·부동산 관련 규제 합리화 법안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법안에 대한 입법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7월 임시국회가 열린다면 우선 추진될 법안은 유류세 법정 인하 폭을 결정 짓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일 가능성이 크다. 여야 모두 인하 폭을 최소 5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현행 30%인 유류세 인하 폭을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달 대표발의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30%까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 70%까지 법적으로 열어두고 최소 50%를 하자는 것이 당의 취지”라고 말했다.
변동하는 원자재 가격을 납품단가에 자동 반영하겠다는 내용의 중소기업 납품단가 연동제 역시 여야 간 이견이 적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협의회 회의에서 “자영업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의 어려움을 해소하려 1호 법안으로 납품단가 연동제를 이미 발의했다”며 “국회가 정식으로 개원되면 이 법안의 통과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그 필요성에 공감하며 “공통 공약인 만큼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종합부동산세 관련해서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개정 의지를 보였다. 이사 등으로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됐거나 상속 받은 주택을 종부세 산정 시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는 등의 내용은 동일하지만 국민의힘은 1가구 1주택자 대상 종부세 공제 한도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의 상향을, 민주당은 다주택자 대상 종부세 공제 한도 상향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세부사항에서의 조율이 필요해 국회 문턱을 넘기엔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규제 합리화 법안도 국회에서의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정책수요층에 치열한 메시지전 해야”
하지만 암초는 다른 데 있다. 이같은 법안을 처리할 7월 임시국회 개원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 달 가까이 공전하던 국회는 지난 4일 여야가 국회의장단 선출에 극적 합의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그 이후 원 구성을 위한 협상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이날 원 구성 협의를 위해 만난 송언석 국민의힘·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다음 회동을 기약하지 못했다. 송 수석은 “국회 개원에 대한 의견을 같이 하지만 양당 입장 차이가 계속 있다”고 했고, 진 수석은 “여러 쟁점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고 있지만 (사개특위를 포함해) 여전히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의제도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현재 여야 모두 당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당장 7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 관련 품위유지 의무 위반 여부를 놓고 징계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다음달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은 이날 여러 갈등 끝에 겨우 예비경선 방식을 의결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당정협의회 회의에선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현장에서 큰 호응이 있었던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나 ‘59초 쇼츠’ 공약이었던 전기자동차 충전요금 인상 중지를 별 다른 설명 없이 폐기했다”며 “당정이 힘을 합쳐 정책수요층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치열한 메시지전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지금 국민의힘 능력으론 여의도 안에서 풀 한 포기도 옮길 수가 없다”며 “여야정 협의체를 비롯해 소통·협치 채널을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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