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대란이 부품업계도 덮쳐…특단 대책 필요"

손의연 기자I 2021.04.06 16:43:33

6일 자동차산업연합회 제14회 산업발전포럼
코로나에 車반도체 수급 차질 악재로 부품업계 타격
대출과 공적자금에 기대어 위기극복 위한 대책 필요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 전장부품산업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업계가 생산물량을 줄이자 국내 부품업계도 그 영향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부품업체의 절반 가량이 재고 관리를 위해 생산량을 줄이면서 자금조달에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차질 등 잇단 악재가 발생함에 따라 부품업계에 대한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가 6일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자동차 산업 변화와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한 포럼에서 국내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KAMA)


◇‘반도체 쇼크’ 부품업체도 생산량 줄여…대출과 공적자금에 기대고 있어

자동차산업연합회는 6일 서울시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자동차산업 변화와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제 14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열었다.

이날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지난 2일 53개 자동차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부품업체 중 48.1%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인한 영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응답한 업체의 64%가 ‘생산량을 20% 가량 줄였다’고 답했다. 부품업체의 36%는 ‘50% 정도 감소했다’고 대답했다.

부품업계는 운영자금 부족난을 겪고 있는 원인으로 △금년 상반기 완성차 생산물량 축소(32.7%) △코로나19 유동성 위기 지속(28.8%) 등을 꼽았다.

부품업체는 부족한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 대출(46.9%) △정부지원 자금(28.6%)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답해 대출과 정부 지원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김 상무는 “대출한도 확대와 추가 대출 제재 완화, 대출금리 인하, 대출 절차 간소화, 대출금 조기상환 연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위원장도 코로나19 악재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쇼크로 부품업체의 연쇄적인 조업차질까지 이어진 상황을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부품업계의 P-CBO 지원 확대, 관세 등 세금 납부 유예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 재발을 최소화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확대, 노후차 교체 지원 재시행과 온라인 판매의 점진적 확산 등을 통해 시장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동결을 통한 임금부담 최소화,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 등으로 단기적 비용 축소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대란 넘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해야”

이번 반도체 수급차질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발전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부품업체 중 72%가 성능이 충족된다면 수입산을 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번 위기가 우리 차량용 반도체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전기전자(전장)부품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래차 시대 전장부품 비중이 기존 내연기관의 2배를 넘는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전장 부품 공급망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동력, 자율주행차로 전환하고 있지만 국내 전장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해외 업체가 미래차 연관산업에 인재확보와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소수 대기업과 계열사들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대형 공동연구개발 과제의 기획, 대형 지원센터의 구축과 다학제 인력의 대규모 양성 등 빅3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격월로 국내 반도체 업체와 자동차 업계간 기술교류회를 확대하는 등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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