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경기 부양 기대에 중화권 증시 환호, 사흘만 10% 뛰었다

이명철 기자I 2024.09.26 17:31:35

상하이지수 3000선 재돌파, H지수 1년 7개월만 최고
인민은행 유동성 공급 패키지+공산당 재정 지출 강조
시중 대거 유동성 공급 효과…부동산 정책 대응도 주문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방침에 시장이 환호하고 있다. 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는 연일 강세를 보이며 수개월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인민은행이 다양한 금리 인하 패키지를 내놓은 데 이어 중앙정부도 재정 지출과 부동산 시장 회복 의지를 드러낸 영향으로 보인다.



26일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전거래일대비 각각 3.61%, 4.01% 오른 3000.95, 1638.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8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인데 24일 인민은행의 유동성 정책 발표 이후 오름폭을 더 키웠다. 이에 6월 20일(3005.44) 이후 약 3개월만에 3000선을 다시 돌파했다.

중국 대표 벤치마크 지수인 CSI300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23% 오른 3545.32에 장을 마감했다. 6월 이후 처음 3500선에 다시 올라서는 등 랠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중국 국영 증권시보는 “관증권은 전체 시장의 거래량이 크게 확대되면서 하루 약 1조위안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 유동성에 대한 중앙은행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단기 시장은 거래량 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계속 긍정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증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홍콩 항셍종합지수와 H지수는 전거래일보다 각각 4.12%, 4.72% 오른 1만9917.43, 7084.88에 마감했다. 항셍종합지수는 지난해 8월 1일(2만11.1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H지수는 지난해 2월 16일(7089.95) 이후 1년 7개월여만에 최고치다.

지난 사흘간 상승폭을 보면 H지수가 10.9%, CSI300지수 10.4%, 선전종합지수 9.5%, 상하이종합지수 9.2%, 항셍종합지수 9.2%에 달한다.

중화권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 영향이 크다. 중국 통화당국 수장인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급준비율(지준율·RRR) 0.5%포인트 인하,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0.2%포인트 인하, 기존 주택담보대출금리 약 0.5%포인트 인하 같은 유동성 대책을 발표했다.

지준율이 0.5%포인트 내려가면 당장 1조위안(약 190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되고, 기존 주담대 금리를 0.5%포인트 낮출 경우 연간 1500억위안(약 28조원) 규모의 이자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인민은행은 보고 있다.

200조원 이상의 자금이 시중에 흘러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진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AFP)


저금리 같은 통화정책만으로는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재정 지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앙정치국 이날 회의에서 “초장기 특별국채와 지방정부 특별채권을 발행하고 잘 사용해 정부 투자의 선도적 역할을 잘 발휘해야 한다”며 필요한 재정 정책을 펼칠 것임을 알렸다.

특히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주택 건설 통제, 화이트리스트 대출 확대, 주택 구매 제한 정책 조정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회복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상하이 소재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의 경제학 교수인 주톈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경제 둔화의 심각성에 눈을 뜨고 회복을 위해 더 확고하게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주 발표된 정책과 조치는 장단기 목표를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강제적이고 신속한 집행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