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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채권단은 400개가 넘는 금융사로 구성돼 있다. 통상 워크아웃에서 채권단은 많아야 30곳 안팎이지만, 태영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많은 탓에 채권단이 규모가 커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워크아웃을 주도하고 있지만,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선순위-후순위 금융사 간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앞서 티와이홀딩스와 KKR은 에코비트 지분 100%를 2조 7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지난달 26일 체결했다. 티와이홀딩스는 매각 대금 중 50%를 수령하지만 KKR에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빌린 대여금 4000억원과 지연이자 등을 우선 상환하기로 하면서 회수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줄어들 거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분 매각에 따른 세금까지 계산하면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채권단 관계자는 “에코비트 매각으로 자구안 중 1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해서 손실을 감수하고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했는데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같은 채권단 협의체에 속해있어도 (산은과는) 이미 다른 배를 탄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채권단 일각에선 티와이홀딩스가 SBS 지분 매각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영그룹은 태영건설 지원을 위해 에코비트 외에도 △블루원 소유 골프장 4곳(3000억원) △광명 테이크호텔(1100억원) △여의도 사옥(2251억원)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1조 6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채우기엔 부족하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SBS 지분 매각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전부터 핵심 방안으로 거론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가장 확실한 자구안인 SBS 매각 없이는 태영의 부채 조기 상환 및 신용등급 회복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일부 채권자들 사이에서 방송법 매각 이슈 등 대응방안을 법리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태영그룹은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SBS 지분은 방송법상 매각이 사실상 어렵다. 또 당장 SBS를 팔아서 갚아야 할 만큼 급박한 자금 수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