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도 미세먼지 많아"…사상 첫 사흘째 비상저감조치 `촉각`

‘두바이가 아닙니다’ 고농도 미세먼지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서울 잠실대교에서 바라본 잠실 일대가 미세먼지가 갇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올 들어 첫 고강도 비상저감조치가 단행 중인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비상저감조치를 사흘 연속 발령할 지를 두고 환경부 등 관계기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노후 경유자동차는 서울로 진입하지 못하게 통제되고 있다. 또 행정·공공기관 주차장이 전면 폐쇄되고 관공서 차량 2부제가 실시 중이다. 발령이 평일까지 이어지면서 휴일엔 시행하지 않았던 추가 조치들이다. 수도권 비상저감조치가 이틀 연속 유지되기도 작년 1월 17~18일, 3월 26~27일에 이어 세 번째다. 환경부 관계자는 14일 “미세먼지 농도가 내일 오전까지 나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틀째로 접어든 수도권 비상저감조치가 하루 더 연장될 경우 역대 첫번째 사례를 기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 191 △경기 192 △인천 179 △충북 163 △세종 183 △충남 154 △대전 161 △강원 130 △전북 133 △광주 98 △전남 67 △대구 74 △경북 120 △경남 52 △울산 48 △부산 51 △제주 61 등으로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발령 기준치인 50㎍/㎥ 이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서울·경기는 4배에 육박하고 있다. 인천·충북·세종·충남·대전 등 주요 시도에서도 3배를 크게 웃돌 만큼 ‘매우 나쁨(75㎍/㎥ 초과)’ 수준이 아닌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환경부는 초미세먼지(PM-2.5) 평균농도가 ‘당일 50㎍/㎥를 초과하고 그 다음날 역시 50㎍/㎥ 초과’로 예상될 경우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은 ‘보통’ 예보등급인 35㎍/㎥를 5배 넘게 상회하고 있다. 충북·세종·충남·대전·강원·전북·경북 등도 3배 이상에 달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톱3’ 최악으로 치달은 서울·경기·인천 등 3개 시도에선 도로청소차를 최대 786대를 운영하면서 주간을 포함한 도로청소를 2~4회 실시하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분진흡입청소차를 이용한 도로분진 청소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노후 경유차 서울진입 금지…위반시 과태료 10만원

비상저감조치 발령에 따라 서울시 전 지역에서 지난 2005년 12월 31일 이전 수도권에 등록된 총중량 2.5톤 이상 경유 차량에 대해 시행일인 14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시행되는 다음달 15일부터는 운행제한 지역이 수도권 전역(서울·경기·인천)으로 확대되며 운행제한 대상이 배출가스 등급제 기반 5등급 차량으로 전환된다.

지난 12일 오후부터 사흘째 중단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35㎍/㎥ 미만으로 대기질이 회복될 때까지 운영하지 않는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고농도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비상저감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노후 경유차량 운행 제한에 협조해 달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10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상태다. 수도권 3개 시도 이외 대상지역은 부산·대전·세종·충남·충북·광주·전북이다. 부산광역시는 기장군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이미 13일부터 비상저감조치가 시행 중이며 해제 기준은 주의보 해제 시까지다. 충청권에서는 충청북도 역시 이틀째로 접어든 가운데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가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갔다. 전국에서 가장 긴 기간 비상저감조치가 발동된 충청남도의 경우 11일부터 나흘 연속 충남 전 지역에서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전라권에서도 전라북도가 11일부터 나흘째 비상저감조치 시행중이며 전라북도와 광주광역시가 비상저감조치에 착수했다.

각 시·도는 재난문자 발송, 전광판 표출 등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비상저감조치 발령 상황을 알리고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충남·충북 등) △공공 사업장·공사장 운영 조정 △민간 사업장에 대한 조업 조정 권고 △도로 청소 확대 △비산먼지 사업장 집중 점검 등의 조치를 취한다.

(자료=환경부)

◇ 화력발전 상한출력 80%만…경남·전남 뺀 전국 확대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화력발전의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제약을 경남과 전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석탄·중유 발전기 총 16기(인천 2기, 경기 3기, 충남 6기, 강원 2기, 울산 3기)가 이날 6시부터 21시까지 출력을 감축해 초미세먼지 약 3톤을 줄일 예정이다. 이번 상한제약은 화력발전 14기(충남 11기, 경기 3기)에 대한 첫 발령 때보다 대상 지역 및 규모가 확대됐다.

환경부 수도권대기환경청과 한강유역환경청은 수도권 시·도와 협력해 배출량이 많은 사업장 354개소에 대한 점검(TMS 집중모니터링 218개소, 점검 136개소)을 강화하고 공사장 192개소에 대해 특별점검도 나섰다. 모든 유역(지방)환경청에서도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산업단지 또는 민원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점검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지방환경청·국립환경과학원·한국환경공단과 합동 기동단속반을 구성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평택지역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불법배출을 집중 단속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도권 시민들은 가급적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 외출 시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한편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며 “개인 건강 보호에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