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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은 '블랙호크', 수명연장 않고 1조원 들여 성능개량?

김관용 기자I 2025.04.10 15:55:32

육군 UH-60 24대·공군 HH-60 12대 성능개량사업
KAI·대한항공, 각각 컨소시엄 꾸려 경쟁 입찰 중
방사청, 디지털화 방점…수명연장 항목은 일부
대다수 기체, 수명한도…결국 수명연장이 '판가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당국이 이른바 ‘블랙호크’로 불리는 UH-60 및 HH-60 헬리콥터 36대에 대한 성능개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체 설계수명이 다한 이들 헬기를 1조 원을 들여 수명 연장이 아닌 성능 개량을 하는게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번 사업 대상 헬기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UH-60 24대와 공군 전투탐색구조용 HH-60 12대다. 지난 달 25일 성능개량사업 입찰 마감 결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 두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KAI는 블랙호크 원제작사인 미국 시콜스키를 비롯해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빗 시스템즈, 한화시스템 등과 한팀을 이뤘다. 대한항공 역시 미 항공우주기업 콜린스와 LIG넥스원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KAI는 기동헬기 ‘수리온’ 개발 이후 상륙기동헬기, 의무후송헬기, 상륙공격헬기, 소해헬기, 관용헬기 등 파생형 헬기와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을 개발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원제작사인 시콜스키로부터 생산 기술을 이전받아 1990년부터 블랙호크를 면허 생산했다. 창정비도 수행해 오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특수전사령부 고공훈련장에서 특전사 장병이 UH-60 헬기에서 강하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이번 블랙호크 성능 개량 사업은 항공전자 시스템 디지털화와 기체 구조 개량, 독자 공중침투작전 능력 확보를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의 제안요청서(RFP)는 기본 골격만 놔 둔 채 전부를 뜯어 고치는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엔진 △생존장비 △항법장비 △조종실 △통신장비 △외부 보조연료 탱크 △배선교체 △배터리·발전기 △해수 내구성 △조종석 출입문 △기체 보강·교체 △창정비 통합 △기술교범·시뮬레이터 등 전력화 지원요소 등 전방위적이다.

총 9613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계약 체결은 6월께 이뤄질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84개월(7년)이다.

문제는 기체 설계수명 8000시간인 이들 헬기는 1990년대 도입돼 운용 시간이 이미 짧게는 5000시간, 많게는 7500시간에 달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기체가 수명 한도에 근접했는데도 성능을 개량하겠다는 건 이 헬기들을 더 운용하겠다는 의미다. 당연히 기체 수명연장 사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UH/HH-60 성능개량 사업시 기체보강이 계획됨에 따라 수명연장이 가능하다”면서 “미군은 8000시간 운영 이후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수명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명연장을 위한 사항이 일부 포함돼 있긴 하다. 기체 검사 결과 확인 후 보강 또는 교체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기체 수명연장을 위해서는 현재 설계수명이 8000시간인 기체를 9000시간 혹은 1만 시간까지 연장한다는 명확한 요구도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해당 목표시간까지 늘리기 위한 기골 보강 작업이 가능하고 그 시간까지 운용할 수 있는 교범을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육군 역시 UH-60A 수명연장 프로그램을 통해 10년의 추가 수명연장을 진행했다.

수명연장 이후에 대한 비행안정성을 검증하는 ‘감항인증’ 역시 필수다. 그러기 위해선 원 제작사의 구조수명 평가 프로그램과 수명연장 설계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방사청이 왜 제안요청서 상 수명연장 요구를 명확히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아날로그 시스템을 디지털화 하는 역량은 입찰 참여 업체 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창정비 역량은 기체 ‘유지’를 위한 것이지 더 오래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항목이 아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최적화 된 수명연장 방안을 제안하는 쪽이 우세할 것이라는게 소요군과 관련 업계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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