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전국 초등교사 2200명 덜 뽑는다...‘임용대란’ 현실로

신하영 기자I 2017.08.03 17:35:17

17개 시도교육청 전년 5549명→ 3321명으로 대폭 축소
임용고사 합격 후 미발령 대기자 4270명 ‘인력 적체’ 탓
예비교사들 “교육당국 교원 수급정책 실패가 원인” 불만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누리과정 예산 전가 중단, 소규모 학교 통폐합 중단, 교사 수급정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원 수급정책 실패로 미발령 대기 교사 누적되면서 교사 ‘초등교사 임용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선발인원이 지난해 대비 40%나 축소되면서 예비 교사인 임용준비생들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올해 선발하는 2018학년도 공립 초등교사 선발인원은 3321명이다. 이는 전년(2017학년) 5549명에 비해 2228명이 축소된 수치다. 한 해 사이 임용규모가 40.2%나 감축된 것이다. 중등교사도 같은 기간 3525명에서 3033명으로 선발인원이 492명 축소됐다.

◇ 초등교사 선발인원 1년 새 2228명 축소

서울교육청의 경우 선발인원이 더 줄었다. 교육청이 이날 발표한 ‘2018학년도 공립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발 예정인원’에 따르면 올해 초등교사 임용규모는 105명으로 지난해(846명)보다 무려 741명 줄었다. 같은 기간 선발규모가 8분의 1이나 감소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초등교사 선발규모가 대폭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교육당국의 교사 수급정책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교원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그간 미발령 대기 교사가 적체된 탓이 크다.

실제로 임용고시에 합격하고도 발령을 받지 못해 대기 중인 예비교사 수는 전국적으로 4270명(초등 3817명, 중등 453명)이다. 올해 초등교사 선발규모를 줄인 이유는 이 같은 인력 적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경기 침체에 따라 휴직자 중 복직이 늘고 명예퇴직 교사는 감소한 여파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무원 연금개혁이 안정화된 이후 명예퇴직 신청 교사 수가 줄고 경기침체 여파로 복직하는 교사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미발령 대기 4270명...복직 늘고 명퇴 줄어

전임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따라 무리하게 수요보다 선발규모를 확대한 결과란 분석도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이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따른 교육부 요구에 따라 서울교육청에선 선발인원을 수요인원보다 확대해 채용해 왔다”며 “이에 따라 현재 2016학년도 신규임용합격자도 올해 말까지 수용이 불가하고, 2017학년도 신규임용 대기자를 포함하면 998명이 적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신규교사가 임용되는 추이를 고려하면 2017학년도 합격자가 모두 임용되기 위해서는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2018학년) 초등교사 선발인원을 105명으로 줄인 이유가 이 때문이란 설명이다.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정원이 축소된 영향도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교사 정원은 2013년 15만595명이었지만, 올해는 14만8245명으로 5년 새 2350명 감소했다.

◇ 초등교원 임용 경쟁률 치솟을 듯

전국적으로 초등교사 선발인원이 줄어들면서 임용 경쟁률은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초등학교 임용시험 경쟁률은 2.22대1로 나타났지만, 올해는 4대1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교사인 임용준비생들은 “교사 수급계획 실패의 책임을 왜 우리가 져야 하느냐”며 발끈하고 있다. 전국 10개 교육대 간 협의체인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회의를 거쳐 교대련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곤혹스런 표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미발령 대기 교사가 누적되다보니 (각 교육청들이) 선발인원을 줄이는 고육지책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7학년 대비 2018학년 공립학교 교사 선발규모 사전예고 현황(자료: 교육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