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단체 자금 추적하라"…트럼프 행정부, 국세청 조직개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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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5.10.16 14:52:56

베센트 측근, ‘좌파 단체 명단’ 작성 주도
국세청 범죄수사국 법률 자문권 축소 병행
트럼프 "소로스 감옥 가야"…오픈소사이어티재단 조사도 검토
안팎 "정치적 보복성 수사" 우려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세청(IRS)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진보 성향 단체들에 대한 범죄 수사를 보다 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 DC 국세청(IRS) 건물 표지판.(사진=로이터)


WSJ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은 IRS 범죄수사국(IRS-CI)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을 배치해 조직 장악력을 높이고 수사 과정에서 IRS 법률팀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작업을 주도하는 인물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고문이자 전 IRS 수사관인 게리 샤플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플리는 IRS-CI의 현 수장인 가이 피코를 교체하고, 민주당 후원자들과 진보 단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 대상 목록’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에는 민주당 주요 후원자이자 억만장자인 조지 소로스와 그가 후원하는 단체들이 포함돼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어떤 근거로 조사를 시작하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료회의에서 “스콧이 이 일을 맡을 것이며, 그에겐 쉬운 일”이라고 말하며 베선트 장관에게 좌파 성향 단체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플리는 “국세청 개혁을 위한 제 역할을 계속할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IRS-CI의 개편이나 수사 대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재무부도 “IRS는 민간 부문의 모범적 경영 기법을 도입해 징수와 개인정보 보호,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소로스 부자를 범죄조직법(RICO)에 따라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으며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그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법무부가 소로스의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OSF는 이를 “비판 세력을 침묵시키려는 정치적 시도”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번 IRS 개편 논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비영리단체의 면세 자격 박탈 시도와도 맞물려 있다. 백악관은 하버드대 등 정부와 대립 중인 기관의 세금 면제를 취소하기 위해 ‘불법행위 원칙’을 적용하려 했으나, IRS 법률팀이 “장기 조사 기록이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측은 IRS-CI가 직접 신속한 수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샤플리는 IRS 내부 매뉴얼을 개정해 법률고문단의 역할을 축소하고, 수사관 중심으로 사건을 진행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IRS의 범죄수사국은 2000명 이상의 요원을 두고 세법 위반과 자금세탁 등 금융 범죄를 조사하는 막강한 조직이다. 일부는 무장을 허용받은 수사형 요원으로, 세무 감사와는 별개의 조직이다.

IRS 내부에서는 이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고위 변호사들은 특정 진보 단체를 겨냥한 수사가 “정치적 보복성 수사”라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IRS의 정치적 중립성이 또다시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IRS가 보수 단체를 부당하게 심사했다는 논란 이후 국세청은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왔다. 이번 조치는 그 원칙을 정면으로 뒤흔드는 시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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