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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세계 누구든 이 괘불 앞에서는 압도당할 것이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길이 10m가 넘는 괘불이 공개됐다. 경상북도 상주시 연악산 기슭의 용흥사에 보관해오던 괘불이 4일부터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 불교회회실에 전시된다. 2018 괘불전 ‘세 부처의 모임: 상주 용흥사 괘불’을 통해서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전시에 앞서 3일 괘불을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에서 “우리의 유물 중에는 보는 이를 압도한다는 느낌을 찾기 어려운데 이 괘불은 다르다”라며 “많은 이들에게 불법을 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상주 용흥사 괘불’은 세로 10m에 가로 6m에 이르는 대형불화로 보물 제1374호다. 몸에서 일곱 줄기의 빛을 발하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질병의 고통이 없는 유리광세계를 다스리는 약사불, 즐거움만 가득한 극락세계를 다스리는 아미타불 등이 한 자리에 모인 장면을 묘사했다. 세 부처 주위에는 보살와 제자·청중 등이 가득 들어차 있다. 현재 전해지는 괘불은 110여 점. 그 중 세 부처를 함께 그린 주제는 다섯 점뿐인데 상주 용흥사 괘불이 그 한 점이다.
상주 용흥사 괘불은 1684년 5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폐허가 된 용흥사를 다시 일으키는 과정에서 조성했다. 당시 홍흡스님이 괘불 조성에 필요한 시주를 유도해 일반인과 승려 등 50여 명이 후원했다. 불화는 인규를 수화승으로 해 다섯 화승이 그렸다. 그린 지 330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선명하고 화사한 색채로 연꽃과 넝쿨, 구름 등 다양한 문양을 표현했다.
괘불은 사찰에서 열리는 큰 행사나 법회의식을 할 때 걸어두는 대형불화다. 상주 용흥사 괘불은 무게만 123㎏에 달한다. 평소에는 길이 730㎝, 폭 40㎝, 무게 146㎏의 괘불함에 담겨 용흥사 극락보전 후불벽 뒤쪽 공간에 보관해 일반인이 보거나 접근하기는 어렵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주 용흥사 괘불을 보관하는 함을 불화 아래에 따로 전시했다.
우성 용흥사 주지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용흥사의 괘불이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라며 “부처님을 마주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비와 광명, 행복의 기운이 함께하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2006년 5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한 한국의 괘불 전시 중 열세 번째다. 천년고찰 용흥사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익살스러운 표정의 ‘나한상’과 신들의 모임을 그린 ‘신중도’, 지옥의 왕 중 다섯 번째 왕 염라대왕을 그린 ‘현왕도’ 등을 함께 전시한다. 전시는 10월 2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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