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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선 2018년 공유 킥보드 서비스가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공유 킥보드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파리시내에서 운영 중인 공유 킥보드는 1만5000대에 이른다.
5년 만에 분위기가 바뀐 건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24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서 전동킥보드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27명에 달한다. 과속이나 음주·무면허 운전, 무단 방치 등이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파리시민 슈종 람베르는 “스쿠터는 나의 가장 큰 적이다. 스쿠터가 무섭다”며 “파리는 일종의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더 이상 보행자를 위한 공간이 없다”고 AFP에 말했다. 공유 킥보드 반대에 투표했다는 파티아는 “어머니가 스쿠터에 치일까봐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권을 뺏기게 된 공유 킥보드 업계에선 이번 투표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투표율이 7%를 조금 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파리시 전역에서 투표소가 21개에 불과했던 게 투표율이 저조했던 원인으로 꼽힌다. 공유 킥보드 회사 라임의 프랑스 사업 책임자인 하디 카람은 지난주 “파리는 대세에 역행하고 있다”며 “다른 모든 도시가 (공유 킥보드 사업을) 긍정하고 있는데 파리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AFP에 말한 바 있다.
단순 규제를 넘어 아예 시장에서 퇴출하는 건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카밀 비지오즈-브라미는 “아이들이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는 수단을 금지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해결책을 찾는 건 국가와 지방당국의 몫”이라고 리베라시옹 신문에 말했다. 대학생 마리는 “공유 스쿠터는 여학생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불안한 밤에 지하철을 안 타도 되고 귀찮을 때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택시보다 비용도 저렴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