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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PD수첩은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하며 김 여사와 비슷한 인물을 등장시켰지만, 대역 배우가 재연했다는 것을 자막으로 알리지 않은 행위는 방송심의에관한규정 제39조(재연·연출 위반)입니다.
규정에 따르면 방송에서 과거의 사건·사고 등을 재연할 때는 재연한 화면임을 자막으로 고지하고(단, 시청자가 재연임을 쉽게 알 수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아도 됨) 사실적 기법(모자이크·음성변조·인터뷰 형식 등)을 통해 과거의 사건·사고 등을 재연할 경우에는 시청자가 이를 실제상황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연출된 자막임을 고지하도록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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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도 입장문을 통해 “부적절한 화면 처리로 혼란을 끼쳐 사과드린다”며 관련 규정 위반사항을 인정했습니다. MBC는 영상을 내린 후, 재연 표기를 붙여 다시 올린 상황입니다. 아울러 “제작 경위를 파악한 후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다만, MBC의 사과 여부와는 별개로 해당 영상에 대한 심의와 제재는 이뤄질 수 있는데요, 이를 결정하는 것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입니다.
확인해보니 방심위는 이 사안과 관련해 민원을 접수해 심의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합니다. 민원이 들어온다고 반드시 심의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MBC도 위반 사항을 인정한 만큼 심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심의가 결정되면 방심위는 민원이 접수된 순서에 따라 소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합니다. 다만, 소송이 제기될 경우, 이를 고려해 심의가 미뤄질 수도 있습니다.
앞서 2018년 7월 21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오랜 기간 조직폭력배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나갔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제보자의 인터뷰 화면을 대역 처리했으나 이를 고지하지 않아 방심위 심의를 받은 바 있습니다.
방심위는 3개월 후인 2018년 10월 이 안건을 소위원회에 올렸으나 당시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심의를 ‘유보’했습니다.
해당 안건이 다시 소위에 올라간 것은 2020년 2월입니다. 당시 방심위는 ‘권고’를 결정했습니다. 권고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 내려지는 행정지도입니다. ‘권고’를 받았다 해서 방송사에 불이익은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 경우 내려지는 ‘과징금’이나 ‘법정제재’를 받아야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되지요.
당시 방심위 위원들은 △이 지사와 더불어 조폭 결탁 의혹을 받은 은수미 성남시장이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한 점 △이에 앞서 이 지사는 SBS에 대한 소를 취하한 점 △법원이 ‘방송사의 관련 보도 내용에 대해서 공익성이 인정된다’며 판시한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또 SBS가 대역 장면을 고지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시청자 사과를 한 것 역시 경징계 결정에 반영됐습니다.
MBC의 PD수첩과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는 엄연히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알고싶다가 권고 수준에 그쳤다고 해서 PD수첩 역시 같은 수준의 처벌을 받을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앞선 사례를 보면 방심위 위원들은 이 방송의 공익성과 해당 장면이 객관성, 공정성, 명예 훼손에 미친 영향, 해당 방송사의 시정 노력 등을 따질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방심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9월) 방심위는 방송심의에관한규정 제39조(재연·연출)과 관련해 총 5건을 심의했습니다. 이 중 1건은 주의, 3건은 권고, 1건은 권고 및 등급조정 요구를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