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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목표, 정상국가化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평양을 찾은 우리측 대북 특사단에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진지한 대우’라는 말 속에서 정상국가로 대접해 달라는 요구와 함께 정상국가의 격을 갖췄다는 자신감도 드러난다.
북한으로부터 남북 정상회담 의사를 확인하고 연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초대장’까지 이끌어내며 이 과정을 주도한 청와대는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북미수교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파격적인 발언도 했다. 청와대가 외교에 있어 말을 아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북미 양자간 ‘신호’를 주고 받았음이 감지된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비공개 메시지에 ‘북미수교’가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3명의 석방, 김여정 등을 포함한 북미 특사 교환 등 다양한 추측이 일고 있지만 현실화된다면 가장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은 역시 북미수교다.
핵무기 완성 선언을 한 북한 입장에서는 주창해온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 국제공조 타파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부분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다. 지지부진한 경제성장을 ‘핵개발’을 이유로 유예해뒀지만 핵·미사일 완성선언을 한 시점에서는 또다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현재의 대북 제재가 전에 없이 공고하게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은 유무형의 형태로 경제적 고립 위협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업-바텀 방식..높아진 북미수교 가능성
그간 북미간 혹은 다자간 협상이 단계별로 진행되다가 결국 양쪽간 불신으로 중도 무산이라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장 차원에서 통큰 결단이 내려진다면 북미수교라는 목표 지점을 설정해놓고 단계별 협상이 진행되는 그림이 연출될 수 있다.
앞서의 협상과 다르게 북한의 협상용 카드가 3가지라는 점에서도 다른 양상이 예측된다. 북한의 주장대로 북핵이 완성됐다면 북한은 이미 완성된 핵무기와 현재 만들고 있는 핵 프로그램, 앞으로 핵을 만들 수 있는 시설 등 3가지의 협상 카드를 쥘 수 있다. 과거 핵무기가 없던 북한에게는 핵동결이 곧 핵폐기로 이어지는 수순이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층위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과거핵(완성된 핵무기)에 대한 딜은 트럼프 대통령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내부에도 북한에 또 속고 있다는 반대론이 많지만 트럼프가 이를 버티고 5월에 북미 정상회담을 한다면 북미수교와 CVID를 주고 받는 정도의 메가톤급 합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회의 결정이나 행정부의 반발과는 무관하게 수장인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방식의 수교가 충분하다는 점도 향후 북미수교 가능성을 높인다. 미국은 예전에 중국과의 수교 과정에서도 백악관 주도로 관계 개선에 나섰다. 닉슨 대통령이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을 중국에 비밀 방문시켰고, 로저스 국무장관이 대만의 유엔 축출 반대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중국을 유엔 상임이사국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대만의 탈퇴를 방치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미중 관계 개선 때 ‘일본패싱’에 충격받은 일본은 미국보다 먼저 중일수교에 나섰다. 북미수교 가능성에 일본이 갖는 당황스러움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일본이 북일수교를 추진하면 전후 보상금 문제가 있다. 북미수교가 이뤄지면 전혀 다른 차원의 경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