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박서윤 기자] 최근들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범죄나 사건들을 재조명하는 방송이 잇따라 방영되고 있다.
이같은 프로그램들이 범죄사건을 극화하고 범죄자를 미화한다는 우려와 방송은 방송일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2일 연쇄살인마 유영철을 다룬 3부작 다큐멘터리 ‘레인코트 킬러: 유영철을 추격하다’를 공개했다.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10개월간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의 행각을 쫓는 ‘범죄 실화 (true crime)’ 장르다.
넷플릭스는 유영철 이전에도 '타이거 킹‘ ’살인을 말하다: 데드 번디 테이프‘ 등 다양한 범죄자들의 소재로 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 중 동물 학대, 일부다처제, 방화, 총기 자살, 청부살인 등 수많은 범죄에 연류된 맹수 사육사 조 이그조틱을 소재로 한 ’타이거 킹’은 작년 미국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지난 9월 올해 시즌 2를 예고하기도 했다.
한국의 방송가에서도 최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꼬꼬무)를 시작으로 실제 범죄 사건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꼬꼬무 에피소드 중 ‘탈옥수 신창원’의 이야기를 다룬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870만회를 돌파했다. 꼬꼬무의 성공 후 '당신이 혹한 사이', '표리부동', '알쓸범잡' 등 비슷한 컨셉의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꼬꼬무 애청자인 김정연 (26)씨는 "긴장감이 넘치고 아무래도 실화 소재이기 때문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고 말하며 "유족들이 사건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등의 얘기를 함께 해주기때문에 사회 이슈를 환기하고 방송 나름의 의미도 있어서 즐겨본다"고 말했다.
범죄 실화 장르를 즐긴다는 서은지(24) 씨는 "원래는 크라임씬 등 추리물을 좋아했다. 그러나 요즘은 추리 컨셉 예능을 찾기 어렵고 픽션은 한계가 있다는 생각으로 실제 사건을 재밌게 풀어주는 방송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디어의 범죄자 악마화는 강력사건 보도와 관련해 꾸준히 문제시됐다. 사건을 사회구조적 문제가 아닌 가해자 개인의 일탈만으로 비추고 본질을 가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영철은 여성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만을 골라 살해했다.
김 씨는 "사람들이 범죄 실화 소재에 반감을 느끼는 것은 기존의 보도 행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고민 후 조심스럽게 사건을 접든한다면 충분히 의미있게 풀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 씨는 "시청자 입장에서 방송에서 범죄자를 미화하는건 매우 거북하다. 그러나 방송 제작자들이 포멧을 신선하게 만들어 범죄미화 요소 없이도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해 편하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