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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비는 지난 10년간 해외송금 사업을 이어오며 ‘빠르고 저렴한 자금 이동’이라는 결제의 본질에 집중해왔다. 최근 글로벌 규제 환경이 점차 정비되면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와 송금도 빠르게 확산되자, 센트비는 흐름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 대표는 특히 동대문 의류 상가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 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센트비는 올해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동대문 apM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보유한 테더(USDT)로 전자상품권을 구매한 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주요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등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에서 대량 구매를 하기 위해 막대한 원화 현찰이 필요한데, 중국의 외화 반출 제한으로 본국에서 돈을 들고 오기도 어렵고, 한국에서도 고액 현찰 확보가 쉽지 않다”며 “동대문 전체 시장 거래 규모가 약 7~8조원에 달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을 apM이 차지하는 만큼 관련 서비스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콘텐츠 분야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확산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는 “남미나 아프리카 지역의 K팝 팬들은 앨범이나 굿즈를 사고 싶어도 현지 신용카드가 안 되거나 페이팔 계정이 없어 구매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팬들이 보유한 USDT로 온라인에서 직접 콘텐츠를 결제할 수 있도록 엔터사 결제창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모듈을 탑재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하반기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센트비는 전 세계 170개국 이상으로 송금이 가능한 글로벌 외환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50만개 이상의 수취 채널과 80개 이상의 주요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 국내 핀테크 기업 최초로 싱가포르 통화청(MAS)으로부터 주요결제기관(MPI) 해외송금 라이선스를 취득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라이선스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다음은 최성욱 센트비 대표와의 일문일답.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2015년 설립 초기에는 비트코인을 활용한 송금 방식도 검토했고, 관련 경험과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당시에는 약 30분 내외로 자금 이동이 가능해 기존 은행망보다 빨랐지만 변동성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CBDC나 은행 간 컨소시엄 등 다양한 대안이 논의됐지만, 결국 가장 빠르고 범용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은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이었다. 이 개념은 2014~2015년경부터 존재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규제 환경이 열려 있지 않아 본격적인 실행이 어려웠다. 최근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실현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고,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구조는 기존 송금 방식과 어떻게 다른가.
△쉽게 표현하면 ‘페이 나우, 세틀 레이터(Pay now, Settle later)’ 구조다. 기존 은행망은 여러 중개 은행을 거치며 순차적으로 자금을 이동시켜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는 중간에 서클, 엑시움 등 유동성 공급 네트워크가 들어간다.
센트비의 오프램프(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바꿔주는 것)의 경우 이용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 해당 자산은 중개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파트너사로 전달된다. 이후 파트너사가 이를 법정통화로 전환하고 센트비 싱가포르 법인이 MPI로부터 이를 인계 받아 최종 목적지에서 정산을 완료하는 구조다.
-센트비는 법정화폐를 가상자산으로 바꾸는 온램프보다 오프램프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적인 목적은 결국 해외 송금과 결제에 쓰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오프램프다. 글로벌 시장에서 온램프는 주로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글로벌 신용카드 결제망에 의존하고 있다. 카드사가 직접 디지털자산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제공하는 결제 네트워크(프로토콜) 안에 달러 정산 은행과 서클 같은 가상자산 파트너사들이 연동돼 온램프를 처리하는 구조다.
반면 국내에서는 실명 계좌가 연동된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온램프가 가능하다. 오프램프는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바꾼 뒤 전 세계 수취 채널에 실제로 지급하는 단계다. 센트비는 지난 10년간 이 인프라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이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센트비의 오프램프 인프라는 기존 글로벌 핀테크 대비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나.
△스트라이프가 인수한 브릿지나 문페이 등 글로벌 네임드 업체들을 보면 대부분 웹3 기반에서 출발한 기업들이다. 주로 온램프, 월렛을 지원하는 B2B 비즈니스에 특화돼 있다. 반면 전 세계 로컬 금융망에 돈을 꽂아주는 오프램프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글로벌 업체의 경우 수수료가 3~4%에 달하고, 미국 외 타 국가로 넘어갈 경우 처리하는 데 일주일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센트비는 수수료가 1~2% 수준이며, 전체 송금 신청의 88%가 2분 이내에 현지 통화로 완료된다.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이나 활용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결국 통화 주권 방어 차원의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원화 가치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무작정 도입을 늦추기보다는 선제적으로 개입, 감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프리카, 남미 등 제3세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도입되는 이유는 자국 통화의 가치가 불안정하고 결제망이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의미를 가지려면 국가 간의 크로스보더 무역 결제 시에 활용돼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과 거래가 많은 베트남, 일본 등의 기업과 무역을 할 때 중간에 달러를 거치지 않고 양국의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대금을 주고받는다면 수수료와 속도 면에서 큰 혁신이 될 수 있다.
-기존 금융망 대비 자금세탁(AML) 우려나 규제 회피 이슈가 있지는 않은지.
△블록체인 기술은 모든 거래 기록이 영구적으로 보존되고 투명하게 공개돼, 자금 흐름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미 유럽의 미카(MiCA) 체계에서는 시중 은행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기준을 요구한다. 센트비 역시 은행에 준하는 고도화된 AML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상거래탐지(FDS)에 걸리면 송금을 사전에 차단합니하고, 모든 거래에 대해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일·월·분기 단위로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서클 등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자가 이용자를 직접 검증하지 않는 것은 센트비와 같은 송금발신금융기관(OFI)이 선제적으로 고객신원확인(KYC)과 AML 절차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센트비 싱가포르 법인 역시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동일한 방식으로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결제망이나 기존 카카오페이, 토스 등 대형 핀테크의 사업 진출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결제망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것 자체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관건은 흩어져 있는 컴플라이언스(AML, 라이선스 홀더 등) 플레이어들을 모아 합법적인 네트워크에 올리는 것이다.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기존 빅테크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백엔드에 숨겨놓고 이용자들이 결제·송금을 하도록 만드는 것 역시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가 얼마나 합리적으로 풀리고 제도화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