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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당국은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대체거래소(ATS)나 은행 수준의 핵심 금융 인프라로 보고 대주주의 지분 상한선을 15~20%로 제한해 소수 지배구조 고착화를 막겠다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정부가 검토 중인 지분 상한 규제가 스스로 리스크를 감수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적 기업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대가를 지불해야 이용 가능한 배제성과 경합성을 가진 조직을 공공재로 오인해 주주권을 제한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간 기업에 대해 사후적으로 지분 매각을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사실상의 강제 수용’과 다름없다”며 “창업자의 책임 경영 의지와 기업가정신을 완전히 꺾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현재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의 독점 구조가 대주주의 지분 때문이 아니라 정부가 만들어 놓은 높은 진입장벽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90% 이상의 독과점 시장이라고 하는데 누가 만들었느냐”라며 “신고제라고 하지만 실상은 까다로운 허가제로, 자격을 갖춘 사업자조차 1년 반 넘게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시장의 역동성을 죽였다”고 말했다.
실제 가상자산 시장에선 은행의 실명계좌 발급 여부가 시장 진입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원천 차단되고 있다. 이에 박 교수는 “지분 규제는 원인은 그대로 둔 채 결과만 처벌하는 꼴”이라며 “이미 형성된 독점을 인위적으로 쪼개려 하지 말고, 진입 장벽을 낮춰 ‘메기 효과’를 유도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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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빗썸 오지급 사태’ 등 내부 통제 이슈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박 교수는 “빗썸 사태 등에서 신속한 보상과 수습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대주주 중심 지배구조의 ‘신속한 의사결정’이라는 장점이 있었을 수 있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유권을 뺏기보다 준비자산 공개나 이사회 강화 등 행위 기반의 핀셋 규제가 더 실효성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가상자산 산업을 금융기관의 ‘하청’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전 세계가 아는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 STO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기술 기업을 금융권의 하청으로만 바라보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정부는 심판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보여주기식 통제가 아니라 시장이 커지고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과 진입·퇴출의 자유를 보장하는 ‘공정한 심판’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유가 아닌 ‘행위’를 규제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준비자산의 투명한 공개나 내부 통제 시스템(이사회 등) 강화, 상장을 통해 시장 메커니즘 안에서 자율적인 소유 분산을 유도하는 것이 훨씬 타당하고 실효성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