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암호화폐 인기 급증…"리라화 못 믿어"

신채연 기자I 2022.01.13 18:26:37

리라화 변동성 커지면서 암호화폐 인기 급증
지난해 4분기 암호화폐 하루 거래량 18억달러

[이데일리 신채연 인턴기자] 터키에서 암호화폐의 인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터키 리라화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터키인들이 암호화폐를 사들이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블록체인 업체 체인앨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바이낸스 등 3개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리라화를 이용한 암호화폐 거래량은 하루 평균 18억달러(약 2조1300억원)로 급증했다. 최근 5개 분기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AFP)
터키인들은 특히 스테이블코인 ‘테더’에 열광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에 가치를 고정시켜 다른 암호화폐에 비해 변동성이 낮기 때문이다.

WSJ는 터키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로 정책 불신이 커져 터키에서 암호화폐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상반되는 기조다. 지난해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 인하하면서 리라화 가치는 폭락하고 물가는 고공행진했다.

터키인들의 정책 불신은 리라화를 넘어 은행 예금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터키 은행 예금의 3분의 2는 주로 달러와 유로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터키 정부가 이들 은행으로부터 달러화 예금을 빌려 리라화 가치를 떠받치는 데 쓰고 있어서다.

자칫 은행의 달러화 보유 잔고가 부족해 터키 당국이 은행들에 달러화 예금을 리라화로 환전하도록 강제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터키인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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