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간첩 도움으로"...與 "어디서 배웠나 했더니" 맹비난

박지혜 기자I 2021.09.14 17:30:3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의 도움을 받아 당선된 것”이라고 주장해 더불어민주당 의석에서 항의성 고함이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질의 중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 간첩이 있었던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주간첩단 사건은 북한의 지령을 받고 미국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한 사건이다. 이 사건 연루자 중 일부가 문 대통령의 대선캠프 관계자로 활동한 전력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김 총리는 “국가 원수에 대한 표현에 신중을 기해달라”며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 간첩 때문에 당선됐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세상을 그렇게만 보면 불안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덧붙였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외교ㆍ통일ㆍ안보 관련 대정부 질문에 출석,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강 최고위원은 “‘일본 자민당은 한국의 정권 교체를 바란다’는 ‘자민당 당원 발언’으로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김석기 의원. 그 망언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건만 오늘은 ‘문 대통령이 간첩의 도움을 받아 당선했다’는 말을 내뱉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이라고 말이 아닐 텐데”라며 “구태의원하다는 말조차 구태의연한 색깔론으로 본회의장을 오염시키고 있으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한 지도자다. 정파와 무관하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적어도 일국의 국회의원이라면, 색깔론을 동원해 자국의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또 의심하는 일이 지극히 저열한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또 “북풍 공작이 선거의 만병통치약이라고 여기는 보수의 못된 버릇. 생각해보니 일본도 똑같다. ‘우리 자민당의 승리는 북한 덕분이다’고 말한 사람, 다름 아닌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였다”며 “어디서 배웠나 했더니…”라며 씁쓸함을 나타냈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에 사과를 요구했다.

한 대변인은 “김 의원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오남용해 명예훼손을 자행하고 명백한 가짜뉴스를 생성한 것이다. 국민께서 주신 권한을 멋대로 사용한 것”이라며 “유감을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더욱이 (김 의원의) 발언의 근거마저 팩트가 아니다”며 “청주 간첩단으로 지목된 이들의 일부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싱크탱크의 실행위원으로, 정동영 전 의원의 신당에서 활동했다. 오히려 현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변인은 “대정부 질문은 면책특권을 앞세워 허위 사실로 정부와 대통령을 음해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김 의원에 대한 국민의힘의 징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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