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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이복현 원장의 방문에 맞춰 이뤄졌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2월 23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부산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순차적으로 찾았고, 이에 맞춰 각 은행들은 상생금융 패키지를 내놓았다.
하나은행은 새희망홀씨대출의 신규 취급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하했고, 햇살론15 상품의 경우 1년간 대출잔액의 1%를 돌려주는 ‘이자 캐시백 희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금융지원 혜택 규모만 1860억원이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고객 이자를 연간 1000억원 이상 줄이는 방안을 발표했고, 5000억원 규모의 제2금융권 대출 전환 상품 ‘KB국민희망대출’을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 선보였다. 이를 통해 약 1800억원 실질적인 금융지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도 1623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확대 종합지원책을 발표했고, 우리은행도 2050억원의 고객 혜택을 제공하는 ‘우리상생금융 3·3 패키지’를 공개했다.
이 원장이 2월 말부터 한 달여 동안 은행 현장을 릴레이 방문한 결과 은행권이 풀어놓은 금융지원 금액은 총 8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이 금융기관을 순회할 때마다 ‘금리가 낮아진다’는 말이 돌 정도다. 이 원장의 영업점 방문 행보가 ‘과도한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는 당국의 경고성 메시지의 연장선상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당국은 금융기관이 금리상승과 같은 비용상승 요인을 금융권에서 자체적으로 흡수할만한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3년 후 금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 손에 물 한 모금을 달라는 니즈가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이 원장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일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이 원장의 은행권 방문 계획은 잡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농협은행이 상생금융 행보에 가장 먼저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 원장은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만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공개적으로 당부한 터라 이러한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당시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농협은 이미 사회적 책임 이행을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이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농협금융은 지난해 9월 농업인·청년 등 취약계층 48만명을 대상으로 27조원 이상 규모의 장기 금융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전임 손병환 회장이 주도한 상생안으로, 농민·청년·저신용자·다중채무자·소상공인 등 취약차주 특성에 맞춰져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사들의 사회공헌 정책이 중장기적인 지속성과 파급효과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정책은 보다 단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안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이복현 원장의 방문 여부와 상관없이 농협 내부선 어떠한 상생 보따리를 풀어야 하냐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