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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은 1978년 설립된 이래로 회사명과 동일한 ‘락앤락’ 브랜드로 식품보관용기를 판매해왔다. 특히 1998년 업계 최초로 4면 결착 밀폐용기를 선보인 뒤 락앤락이란 이름은 국내에서 식품보관용기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서 중국, 베트남 등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식품보관용기를 수출했다.
그 결과 락앤락 매출액은 2012년 5084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식품보관용기 내수 시장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여기에 최대 수출 지역인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악화 등이 겹치면서 3년 뒤인 2015년에는 매출액이 4071억원까지 줄었다. 결국 창업주인 김준일 전 회장이 2017년 지분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에 넘기며 락앤락은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어피너티는 삼성SDS 부사장을 지낸 김성훈 대표를 수장으로 영입한 뒤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김 대표는 락앤락에 합류한 뒤 2018년 한해를 회사 내실을 다지는 한편, 신사업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았다. 그 결과 락앤락은 2019년 3가지 사업에 잇달아 나섰다. 우선 텀블러, 보온병, 물병 등 베버리지웨어 분야에 진출했다. 이는 그동안 해온 식품보관용기와 가장 유사한 분야로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았다.
이어 프라이팬, 냄비 등 쿡웨어 분야에도 나섰다. 식품보관용기와 베버리지웨어, 쿡웨어 모두 주방용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특히 에어프라이어와 텀블러살균기, 진공쌀통, 음식물쓰레기냉장고, 칼도마살균기, 칫솔살균기 등 가전 분야에 진출한 것은 당시 업계에서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다.
락앤락 관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을 비롯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은 이미 대기업과 중견가전업체들이 장악한 분야였다”며 “가전 중에서도 남들이 진출하지 않거나 이전에 없던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2020년 6월 출시한 진공쌀통은 집밥 트렌드에 힘입어 출시한 지 4개월 만에 판매량 10만대를 기록했다. 같은 해 가전 브랜드 제니퍼룸을 인수하는 등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 전략도 구사했다.
이렇듯 △베버리지웨어 △쿡웨어 △소형가전 등 신사업에 나선 락앤락은 매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8년 당시 434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4860억원, 2020년 5020억원, 지난해 543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액 중 식품보관용기 부문이 1856억원을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신사업 없는 락앤락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락앤락은 올해 들어서도 ‘김성훈 매직’을 이어가기 위해 가전, 베버리지웨어 등 신사업 확장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베버리지웨어 부문에 속한 텀블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환경 이슈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60% 이상 늘어났다. 가전 부문에서는 지난 3월 출시한 ‘스팀에어프라이어S2’ 제품을 비롯한 주방가전이 집밥 트렌드에 따라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국 코로나 셧다운 등 악재가 있었다. 올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만만치 않은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소비자를 위한 좋은 제품을 제공해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연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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