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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AI) 가속기 핵심 반도체다. 전 세계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90% 안팎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저사양 HBM 일부를 수출하는 삼성전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신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HBM 대중국 수출 비중이 30%에 달한다는 추측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HBM 물량 대부분을 미국 엔비디아에 판매하고 있어, 대중 HBM 수출량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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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개별로 제품마다 미국에 수출 허가 신청을 했을 때 허가를 해주는 것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일부 저사양 HBM 제품은 별도의 허가 절차 없이 예외로 둘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 제도라는 것이 언제 바뀔지 모르고, 통제하는 HBM 사양이 또 바뀔 수 있어 기업들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인 절차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사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부연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와 같은 미국의 통제가 HBM 시장 전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수출 통제 조치에는 반도체 장비도 담았는데, 일본과 네덜란드 장비 업체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에서 제외됐다. 이들 국가는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수출 통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해당 국가 기업이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때 상무부 허가를 받지 않는 ‘화이트리스트’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도 미국의 의도가 명백히 보이는 조치란 평가다. 김 부연구위원은 “각 동맹국들도 미국 수준의 중국 수출 통제를 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해 대만, 싱가포르 등 중요한 반도체 장비 3개 국가들도 수출 통제 제도를 운영하라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