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널이 제한된 영업활동 탓에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재무 상황 악화가 지난해 이철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한 현대차 출신 경영진 합류 이후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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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셔널이 지난해 지출한 이자비용은 27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12억) 대비 2배 이상 많았다. 모셔널이 이자비용을 지출한 것은 지난 2020년(400만원) 이후 처음이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Aptiv)가 지난 2020년 설립한 합작사로 현대자동차의 전동화 모델에 기반해 자율주행 차량(로보 택시)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모셔널의 이자 지출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급격히 불어난 부채와 관련이 깊다. 3000억원 이하를 유지했던 부채가 단숨에 4000억원을 돌파하며 재무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한 것이다.
모셔널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총 4229억원으로 전년 말 2323억원 대비 82% 증가했다.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자율주행이라는 신사업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부채 증가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만기가 1년 이상 남은 비유동부채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모셔널의 지난해 말 기준 비유동부채는 2903억원으로 전년 말 898억원 대비 223.3% 급증했다. 모셔널 부채는 △2020년 말 1471억 △2021년 말 2027억원 △2022년 말 2323억원 △2023년 말 4229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던 유동비율도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모셔널의 지난해 말 기준 유동비율은 147.7%로 전년 말 453.4% 대비 305.7%포인트(p)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단기 현금동원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판단할 때 150%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 경영진 책임론 대두
이처럼 모셔널의 재무상황이 나빠지면서 현대차 출신이 주를 이루고 있는 모셔널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적자 등을 고려하더라도 재무건전성이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모셔널의 재무를 총괄하는 이철곤 CFO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공교롭게도 모셔널의 재무건전성이 본격적으로 악화한 시점은 이철곤 CFO의 부임 시기와 겹친다.
이철곤 CFO와 박세혁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해 모셔널에 합류했다. 현대차그룹 R&D를 진두지휘하다 최근 고문으로 물러난 김용화 최고기술책임자(CTO) 역시 지난해까지 모셔널 경영에 참여했다. 실제 이철곤 CFO와 김용화 CTO는 모셔널이 지난해 스톡옵션 지급을 위해 1억6554만 달러(한화 약 2071억원)규모의 유가증권을 발행하는 절차에도 참여했다.
이와 관련 모셔널의 재무 상황과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공시 외에 내용에 대해 알려줄 의무가 없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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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은 사업모델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상용화가 언제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기 떄문에 미래 기술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셔널의 지난 4년 간(2020~2023년) 영업손실은 총 2조3032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2020년 2315억원 △2021년 5162억원 △2022년 7518억원 △2023년 8037억원 등 매년 증가 추세다.
모셔널의 적자에 따른 현대차의 지분법손실은 △2020년 991억원 △2021년 1229억원 △2022년 1891억원 △2023년 2014억원 등 총 6125억원에 달한다. 지분법손실은 투자회사가 피투자회사의 당기순손실 발생분에 대해 투자회사의 지분율 만큼 손실로 인식하는 금액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