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물난리 취재 독일기자 봉변당할 뻔…"중국 언론환경 두렵다"

황효원 기자I 2021.07.26 17:08:53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중국의 물난리 현장에 취재 나갔던 독일 기자가 성난 군중에 둘러싸여 봉변을 당할 뻔한 일이 발생했다. 군중이 그를 영국 BBC 기자로 오인해 벌어진 일로 이 기자는 “만약 정말 그였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6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에 따르면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의 마티아스 베링거 기자는 지난 24일 물난리가 난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시내에서 촬영을 하다가 성난 군중에 둘러싸였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11개의 트윗을 올리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마티아스 베링거 트위터 캡처
LA타임스 앨리스 수 특파원과 함께 피해가 컸던 쇼핑센터 인근으로 취재를 나갔던 기자는 “두 여성이 다가오더니 한 명은 내게 누구냐고 물어보면서 말을 걸었고 다른 한 명은 그런 내 모습을 계속 촬영해 의도를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후 대부분 중년으로 보이는 대략 10명의 남자가 몰려들었고 자신들의 신원은 밝히지도 않으면서 내게 촬영이 불법이라고 말했다”며 “내가 못 알아듣는 척하며 현장을 떠나려 하자 한 사람이 길을 막아섰고 그래서 나도 그들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들은 내게 ‘로빈 브랜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신이냐?’로 물었고, 나를 밀치면서 ‘나쁜 놈’, ‘중국에 먹칠하지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한 사람은 내 핸드폰을 잡아채기도 했다”고 했다. 군중이 지목한 로빈 브랜트는 영국 BBC 방송의 중국 특파원이다.

베링거 기자는 “결국 처음에 말을 걸었던 여성이 군중을 진정시켰고, 내가 브랜트가 아니라는 것을 안 군중도 조용해졌다. 일부는 내게 사과했다”면서 “중국 관영매체와 국수주의자들 사이에서는 BBC뉴스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웨이보에는 내게 행동을 취하라고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만약 정말 그(브랜트)였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면서 “현재 중국의 언론 환경은 매우 두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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