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핀 쉬들란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캠퍼스 경제학과 교수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에서 진행된 공동 인터뷰에서 고령화에 따른 국가 재정문제가 대두될 수 있고, 지금까지 간과한 것과 달리 앞으로는 정부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쉬들란 교수는 앞서 미국 거시경제학자 에드워드 프레스콧과 함께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이 반대로 고물가를 불러오는 과정을 설명하고, 경기순환 동력과 경제정책 입안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제시해 케인스 이론의 한계를 극복한 공로로 지난 2004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쉬들란 교수는 지난 1980년대부터 각국 정부나 정치인들이 고령화와 그에 따른 영향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한 연구에서 지난 2010년 6040억달러였던 미국의 국가의료비 부담이 2015년 8160억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곧 세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알츠하이머 등을 앓고 있는 환자의 주변 가족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하면 사회적 비용은 더 커진다.
이런 가운데 한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국가적으로 큰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80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지난 1990년 전체 고령자 가구의 10.1% 수준이었으나, 2016년에는 26.5%로 대폭 늘었다. 2016년 말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70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8%를 차지하고 있으나 2060년이 되면 41%로 확대될 전망이다.
쉬들란 교수는 “은퇴연령을 높인다거나 관련 예산을 늘리고 다른 부분의 예산을 줄이는 것, 젊은 인재를 교육시키는 것 등의 세 가지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쉬들란 교수는 노르웨이 같은 유럽 국가들이 고령화 사회에 비교적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 오랫동안 살고 있지만 미국은 고령화 사회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고령층 인구가 사회적으로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면 행복도 증진시키고 건강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