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뉴노멀 된 고환율…건근공, 환오픈 전략 늘린다

박미경 기자I 2025.01.16 18:45:01

건근공, 지난해부터 해외주식 ‘환오픈’
100% 환오픈 목표로 비중 늘릴 계획
원화 환산 수익 증가…수익률 극대화 가능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건설근로자공제회(건근공)가 해외 주식 자산군에 대한 환오픈 비중을 늘린다. 고환율이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변동성을 줄여나가기 위해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환오픈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건설근로자공제회 CI.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건근공은 지난해부터 해외 주식 일부에 대해 환오픈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 향후 5년간 환오픈 비중을 20%씩 늘려나가 최종적으로 100% 환오픈을 목표로 한다.

건근공은 해외 주식 자산군에 대해 환헤지 전략을 주로 취하는 기관이었다. 환헤지는 환율을 미리 고정해 두고 투자자산의 가격 변동에만 수익률을 연동하는 거래 방식이다. 환율 급변으로 인한 투자 위험을 없앨 수 있다.

문제는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발생했다. 현재 원·달러환율은 1450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 1450원 돌파는 2009년 3월16일(1488.0원) 이후 15년 만이다. 아시아 통화 약세 부담이 커진데다 수입업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다.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환오픈 전략이 유리하다. 환오픈은 투자자산 수익률을 환율 변동에 노출해 통화의 상승과 하락을 감수하는 방식이다. 강달러인 상황에서는 원화 환산 수익이 증가해 수익률 극대화가 가능해진다.

건근공 관계자는 “최근 10년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 환오픈 전략을 취하는 게 변동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며 “장이 빠질 때는 환차익으로 수익률을 커버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대응 전략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교직원공제회의 경우 최근 기존에 채권 자산 중 80%에 대해 적용하던 환헤지 전략을 올해 30%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국내 3대 연기금은 환오픈 전략으로 원화 환산 수익 증가 효과를 누리는 분위기다.

한편,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건근공은 지난 1997년 건설근로자의 복지 증진과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설립됐다. 운용자산(AUM)은 지난 2023년 말 평가액 기준 5조1348억원으로, 지난 10년간(2013년 말 기준 2조5889억원)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빠르게 성장했다. 투자자산별 수익률은 △주식 19.65% △채권 4.71% △단기자산 3.51% △대체투자 3.33%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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