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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중국 기업 입장에서 H800은 ‘개선’을 의미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 빅테크 업체인 텐센트는 지난달 H800을 이용해 자사 대규모 AI 시스템의 훈련 시간을 11일에서 4일로 절반 이상 단축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정밀 계산 능력 등 반도체의 성능 그 자체보다 데이터 양이 더 중요한 대규모 언어 모델과 같은 AI 작업에선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AI와 관련해서는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에 공급할 수 있는 저사양 반도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미이다. 알고리즘을 통해 이 같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비용만 있다면 미국산 첨단 반도체를 쓸 수 없어 2배 느린 중국산 반도체를 이용해 작업을 끝낼 수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학습을 위해 2배의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이 중국 대표 빅테크 업체인 알리바바나 바이두에 ‘불가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업계는 AI 관련 대규모 시스템의 간소화 흐름 또한 더 적은 반도체를 필요로 해 중국 기업에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AI 관련 스타트업 애니스케일의 케이드 대니얼 엔지니어는 “2년 전 업계는 AI 모델이 대형화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비용 때문에 대규모 시스템을 줄이는 추세”라면서 “이 같은 이유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는 눈에 띄는 조치이긴 하나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