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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새 정부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 제언을 하기 위해 업계가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임기 마무리 한 달을 앞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내 OTT 업체 간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새 정부의 바람직한 OTT 정책 방안을 다루는 업계의 논의가 국내 OTT 산업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더했다.
임 장관은 12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OTT포럼 정기 세미나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OTT 시장의 성장과 별개로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넷플릭스가 여전히 국내 OTT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같은 글로벌 OTT가 연이어 국내 진출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내 OTT 업계 간 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소통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창구 역할을 계속해서 확대하겠다”며 “업계도 이에 호응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최근 CJ ENM 티빙과 KT 시즌 간의 통합설이 제기되는 등 글로벌 공룡 OTT에 맞서 국내 OTT가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선 업체 간 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임 장관은 이어 “많은 전문가와 함께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한다면 국내 OTT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면서 “세미나를 통해 모인 지혜가 국내 산업 발전을 지속할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OTT 정책에 대한 반성이나 소회는 없었다. 기존 미디어 정책이 OTT 산업을 위한 지원 및 진흥을 제대로 담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지난 2020년 6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이하 디미생)’을 발표한 뒤 중장기적 법제 개선을 연동해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발전 전략을 임기 중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정책 지원은 물론 기본적인 규제 개선조차 이뤄내지 못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도 디미생 발표 이후 후속 정책 추진 지연 및 실효성이 부족했던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문체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부처 간 OTT 정책 관할권 경쟁이 발생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현 정부에서 OTT에 대한 최소규제, 최대진흥 원칙을 수립하고 디미생을 발표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후속 정책의 지연과 부처별로 상이한 정책 접근 및 이슈가 존재하는 한계가 존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 정부에 “OTT에 특화된 정책 지원을 위한 근거가 전기통신사업법 상에 마련되는 것이 단기적 과제로 우선돼야 한다”며 “OTT 컨트롤타워(전담부처) 설립, 자율등급분류제도 도입, 금융 및 세제 지원, 글로벌 진출 지원 방안 등 시장의 목소리를 묵히지 말고 속도감 있게 입법하고 제도화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