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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은 매출 확대 등 과도한 성과 중심 평가 시스템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저녁이나 주말에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은행 탄력 점포를 대거 확충하는 등 금융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열린 금융 소비자 간담회에서 은행·보험·증권 등 3개 금융 권역 16개 회사의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 현황을 최초로 공개했다.
KPI는 금융회사가 영업 지점과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인사 평가나 성과급과 직결되는 만큼 은행원 등 금융사 직원도 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이에 따르면 16개사가 개별 지점 및 지점장에게 적용하는 KPI에서 소비자 보호 업무 평가가 차지하는 배점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평균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체 100점 만점 중 5점도 안 된다는 얘기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경우 KPI 총점이 100점이라면 수익, 매출·고객 유치 등 영업 실적에만 평균 80.4점을 부여했다. 반면 고객 수익률의 배점은 1.2점에 불과했다. 각 은행은 개별 지점의 소비자 보호 실태를 평가해 민원이 많거나 금융 사고 등이 발생하면 최대 2.7점을 감점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이 영업 실적 평가에 60점을 부여하고 소비자 보호 미흡시 최대 5점을 감점하는 등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소비자 보호에 비중을 뒀다. 반면 한 은행은 영업 실적 배점이 무려 91점에 달하고 소비자 보호 부문 감점은 2점에 불과해 영업 실적에 치중된 평가 기준을 반영해 왔다.
은행원이 승진하거나 성과급을 많이 받으려면 소비자 보호보다 금융 상품 판매 등 실적 달성에 힘 쏟는 것이 훨씬 유리한 구조인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별 은행원은 소속 지점의 KPI 점수에 따라 성과급 등이 결정되고 지점장의 경우 일반 직원보다 성과 평가 반영 비율이 더 높다”며 “평가 때 높은 점수를 받는 금융 상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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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금융위도 KPI 개선 등 금융 소비자 보호 종합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각 금융회사의 소비자 보호 실태를 평가할 때 KPI에 소비자 보호 업무의 반영 비율을 높이는 등 우수 사례에 가점을 주고, 특정 상품 판매에 과도한 점수를 부여하는 금융사를 상대로 미스터리 쇼핑(암행 점검)을 집중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필요하면 테마 검사에도 착수한다.
또 금융회사가 따라야 하는 모범 가이드라인에 소비자 보호 업무의 KPI 반영 비중,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부적합한 판매 유인 구조 등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준우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미국과 영국 금융 당국은 실적 위주의 보상 체계가 소비자 피해를 부른다고 보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정기적으로 이를 감독하고 있다”면서 “KPI는 민간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해 운용하는 것인 만큼 금융 당국이 법령 등을 통해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소비자 보호 반영 비중을 높이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현재 각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가 맡는 사내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 의장을 앞으로는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맡도록 은행권 모범 규준을 개정하고, 자산이 일정액 이상이거나 민원 건수가 권역 내 전체 민원의 2% 이상인 회사는 준법감시인의 CCO 겸직을 금지해 CCO를 별도로 임명하도록 했다. CEO가 소비자 보호 업무를 직접 챙기게 유도하고 CCO 업무의 독립성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소비자를 금융 서비스도 확충할 계획이다.
영업 시간을 연장하거나 주말에도 영업하는 은행 탄력 점포를 253개 가량 추가하기로 했다. 고객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도록 지점 방문 예약제도 확대 도입한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금융 상품을 계약하면 미리 지정한 가족과 지인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계약 사실을 안내해 고령자 주변인이 상품의 적정성을 따져볼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은행 창구 등 현장 직원들은 당국의 KPI 개선 방침을 내심 반기면서도 그 실효성에는 의문을 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스터리 쇼핑은 영업점 창구 직원의 업무 부담만 가중할 뿐”이라며 “회사의 과도한 실적 달성 압박을 줄이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려면 기존 KPI를 대폭 손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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