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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수락연설에서는 “많은 핵무기를 가진 사람과 잘 지내는 것이 좋지 않은가. 나는 김정은과 매우 잘 지냈다”고 밝혔다.
같은 달 미시간주 유세장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나는 그에게 ‘다른 것(핵무기를 만드는 것 외에)’을 해보자고 했다. 내가 야구를 어떻게 보는지 보여주겠으니 양키스 경기를 보러가자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냈던 2019년 8월 5일 마지막 편지에 “우리 사이의 특별한 우정은 북미 관계의 진전을 이끌 마법과도 같은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믿는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북한 제재 해제를 위해서라도 트럼프 당선인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바이든보다 트럼프를 원했기 때문에 친서를 준비하고 대화를 위해 분위기를 만들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허락하지 않고 높은 비용을 요구하겠지만 트럼프 2기는 외교안보 업적을 만들기 위해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민 교수는 “북한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미국이나 중국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며 “궁극적으로 두 국가론을 통해서 독립국가로 살아남고 경제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미국과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차두현 아산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는 자신이 김정은을 잘 알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국익을 우선하는 트럼프는 북미 협상을 동맹과 거래를 위한 하나의 레버리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내부에서 북한의 핵군축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의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과 협상을 하면 일을 잘했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북핵을 인정하면 거래를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실무선에서 물밑접촉을 벌이며 북미 정상회담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