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엔젤로보틱스, '워크온슈트F1' 로봇 공개
로봇이 휠체어로 걸어와 타인 도움 없이 착용 가능
공경철 교수 "장애인 위한 웨어러블 로봇 결정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휠체어를 탄 김승환 선수(완전마비 단계 환자)에게 로봇이 직접 걸어오더니 선수가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스스로 로봇을 착용했다. 이어 비장애인의 보행속도(시속 3.2km)와 유사하게 걷더니 비행기 객석을 가정한 좁은 공간에서도 옆으로 이동해가며 자리에 앉았다. 비전인식과 신경망 구현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제어보드가 탑재돼 이동하는 장애물에 맞춰 피하고, 주방에서도 지팡이를 사용하지 않고 서랍 아래 칸에 있는 물건을 꺼내 요리도 했다. 김승환 선수는 “환자이기 때문에 서 있는 것도 기계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원하는 대로 걸을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감동”이라며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까지 발전하면 환자들의 편의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공경철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엔젤로보틱스(455900) 연구팀이 하반신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인 ‘워크온슈트 F1(WalkON Suit F1)’을 24일 공개했다.
| 김승환 선수가 로봇을 착용한뒤 걷고 있다.(사진=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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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온슈트는 KAIST 연구팀이 지난 2015년부터 계속 연구해 온 웨어러블 로봇이다. 이번 로봇은 이를 다섯 번째로 개량한 로봇이다. 그동안 로봇은 비장애인의 정상 보행 속도를 달성하도록 개선을 해나가고, 좁은 통로나 문, 계단 등의 장애물을 통과하도록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번 모델은 하반신마비 중에서도 중증도가 가장 높은 완전마비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스스로 로봇을 착용하게 하고, 착용자가 로봇을 잘못 밀어도 로봇이 균형을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엔젤로보틱스는 이번에 로봇의 핵심부품인 모터와 감속기, 모터드라이버, 메인 회로 등을 전부 국산화했다. 모터와 감속기 모듈의 출력밀도는 기존 연구팀 기술 대비 약 2배(무게당 파워 기준), 모터드라이버의 제어 성능은 해외 최고 기술 대비 약 3배(주파수 응답속도 기준) 향상됐다.
고급 동작 제어 알고리즘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도록 향상된 모터드라이버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도 적용했다. 이 외에도 장애물 감지를 위한 비전, 인공지능 적용을 위한 AI보드 등을 탑재했다.
기본적으로 작동은 지팡이를 이용해 하되 착용자가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음성을 통해 ‘왼발’, ‘오른발’, ‘시작’ 등과 같은 안내를 받아 감각 없이도 실제 걷는 느낌도 부여했다.
| 공경철 KAIST 교수팀의 단체사진.(사진=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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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철 교수는 “이번 로봇은 후면 착용 방식이 아닌 전면 착용 박식을 적용해 이전 모델들과 달리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 다른 사람의 타인의 도움 없이 로봇을 바로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모든 로봇 연구자들이 스스로 로봇을 착용하는 방식을 연구해온 가운데 이번 로봇으로 처음 스스로 착용할 수 있는 로봇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번 로봇은 현재 엔젤로보틱스가 시판중인 재활치료·근력 보조와 달리 상용화가 아닌 장애인들을 위한 로봇 기술 경연 국제 대회인 ‘사이배슬론’ 출전을 목표로 최첨단 기술들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오는 27일 열리는 대회에 출전해 독일, 홍콩, 스위스 등의 연구진들과 장애 극복을 위한 실력을 겨룰 계획이다.
공경철 교수는 “워크온슈트는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결정체”라며 “워크온슈트에서 파생된 수많은 부품, 제어, 모듈 기술들이 웨어러블 로봇 산업 전체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