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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국·공립대 협의체인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17일 오후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내년부터 신입생 입학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국·공립대 총장들은 이번 총회에서 학생·학부모의 실질적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입학금을 폐지하고 입학전형료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공립대총장협의회 회장인 윤여표 충북대 총장은 “국공립대가 8년간 등록금 동결 등 재정이 매우 어렵지만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대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기 위해 솔선수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군산대 등 19개 국·공립대는 지난 3일 입학금 폐지를 결의한 바 있다. 이어 한국복지대학이 8일 이에 동참했다. 아울러 이날 서울대 등 10개 거점국립대, 인천대(국립대법인), 10개 교육대가 입학금 폐지에 동참하면서 내년 신입생 입학금을 받지 않는 대학은 41곳으로 늘었다.
대학 입학금은 징수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폐지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현행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4조4항)’에 따르면 ‘입학금은 학생 입학 시 전액을 징수한다’는 조항만 있지 산정 근거를 밝혀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입학식이나 학적부 등록 등에 필요한 비용이라며 고액의 입학금을 징수하는 대학이 있는 반면 이런 비용을 등록금 내에서 해결하는 대학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19일 ‘대학입학금의 단계적 폐지’를 국정과제에 포함시켰고, 군산대를 시작으로 입학금 폐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사립대 입학금 폐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1개 국공립대 학생 1인당 평균 입학금은 14만9500원으로 156개 사립대(평균 77만3500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사립대 입학금이 국공립대보다 5배나 비싼 것이다.
대학별로 학생 1인당 입학금이 가장 비싼 곳은 동국대로 102만4000원이다. 이어 한국외국어대(99만8000원), 고려대(99만6600원), 홍익대(99만6000원), 인하대(99만2000원) 순이다. 전체 222곳의 4년제 대학(사이버대 포함) 중 학생 1인당 입학금이 90만원을 넘는 곳은 28개 대학이며 모두 사립대다.
교육부는 정책연구를 통해 입학금의 ‘원가’를 공개한 뒤 사립대도 입학금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입학금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 입학금 수입의 사용처를 파악하는 등 실비를 따져볼 계획”이라며 “입학금의 사용실태를 공개하면 과도하게 계상된 부분이 드러날 테고 이를 통해 대학의 입학금 인하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부터 입학금이 폐지되는 대학은 서울대를 비롯해 경북대·강원대·경상대·부산대·전남대·부산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군산대·강릉원주대·경남과학기술대·공주대·부경대·금오공대·목포대·목포해양대·서울과학기술대·서울시립대·순천대·안동대·창원대·한경대·한국교원대·한국교통대·한국체육대·한국해양대·한밭대·한국복지대 등 41개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