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 필수품' 대포폰·통장, 적발만 30만건…미성년자도 예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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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기자I 2025.10.13 15:25:36

관련 범죄 검거인원 총 5.6만…1174명 구속
고령층·저소득층 등 약자 명의도용 범죄 지속
한병도 "취약계층 명의도용 범죄, 엄정 수사·처벌 필요"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등 다중 피해 사기가 활개를 치면서 이들 범죄의 ‘필수품’인 대포통장·대포폰 등 제3자 명의도용 물품 적발 건수가 30만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들이 ‘명의를 빌려주면 돈을 주겠다’는 유혹에 넘어가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도 잇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고령층·저소득층 노린 명의도용 범죄…조직화·지능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적발된 대포통장·대포폰 등 명의도용 물품은 총 30만 3282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관련 범죄로 검거된 인원은 총 5만 6466명이고 이 중 1174명은 구속됐다.

연도별 대포통장 검거 건수의 경우 △2021년 6224건 △2022년 6296건 △2023년 7400건 △2024년 5347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8월까지는 이미 5686건이 검거돼 작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적발된 대수는 △2021년 1만 1629건 △2022년 1만 1207건 △2023년 1만 2694건 △2024년 8390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까지는 6571대가 적발됐다.

대포폰 검거 건수는 △2021년 4005건 △2022년 4867건 △2023년 4427건 △2024년 5251건으로 연 평균 약 4600대가 적발됐다. 적발 대수는 △2021년 5만 5141건 △2022년 5만 3104건 △2023년 3만 577건 △2024년 9만 7399건이다. 올 8월까지는 1만 6570건이 적발됐다.

대포통장과 대포폰은 지능형 범죄의 핵심 수단이다. 대포폰을 통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고 대포통장으로 자금을 세탁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범죄조직은 급전이 필요한 고령층이나 저소득층을 유인해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도 대포통장을 조직적으로 개설·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된 바 있다. 지난 6월 서울 용산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28명을 검거해 이 중 2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령법인 명의로 대포통장을 개설·유통하기 위해 범죄단체를 조직했다. 관리책·인출책을 두고 명의자를 모집해 유령법인 218개를 설립한 뒤 약 400개의 대포통장을 개설, 보이스피싱 조직에 제공해 89명으로부터 500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대포통장으로 받은 피해금을 다시 다른 대포통장으로 이체하고 조직원들이 직접 은행에서 수표로 인출해 상품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등생까지 겨냥한 ‘명의 도용’…청소년 피해도 확산

이 같은 명의도용 범죄는 청소년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미성년자의 이체 한도가 낮아 대포통장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드물었으나 최근 단속이 강화되고 소액 사기가 늘면서 초등학생까지 표적이 되고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서울 강동경찰서는 김모씨 등 20대 남성 2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장애가 있는 청소년에게 ‘계좌를 빌려주면 5000원을 주겠다’고 접근해 해당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활용, 연예인 포토카드 거래 사기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피해는 통계에서도 감지된다. 경찰청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사이버도박 특별단속’ 결과 대포물건을 제공한 212명 중 8명은 청소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병도 의원은 “대포통장과 대포폰은 이제 보이스피싱 범죄의 기본 도구가 됐다”며 “명의도용 물품이 자금세탁·불법도박 등으로 확산되는 만큼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공조를 강화해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명의도용 수법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명의 도용 범죄에 대해선 엄정한 수사와 처벌, 금융권의 사전 차단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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