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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생성형 AI가 미래를 만든다’를 주제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IT컨버전스 포럼’에 모인 국내외 AI 전문가들은 내년 AI시장을 엿볼 키워드로 ‘AI 일상화’와 ‘MS의 비상(飛上)’을 꼽았다.
이사회가 전격 해고한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MS에 합류하기로 한 사건은 이날 행사에서도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AI 패권 구도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생성형AI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클린랩의 커티스 G. 노스컷 최고경영자(CEO)는 “MS가 소스코드 저장소 ‘깃허브’와 클라우드 인프라 내 그래픽처리장치 등 막강한 하드웨어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살려 특히 ‘생성형AI 오픈소스 시장’의 지배자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픈AI의 영향력은 축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올트먼의 이탈 이후 오픈AI의 신제품 개발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며 “리더십 공백기가 몇 달간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은 “MS와 구글 간 양강 체계가 심화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생성형AI 업계 슈퍼스타 올트먼을 품은 MS와 알파고 개발사 딥마인드를 가진 구글의 대결을 예상한 것이다. 그는“업계 영향력이 큰 올트먼이 있는 MS로 AI 인력을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내년 생성형AI 일상화
전문가들은 한편으론 내년이 생성형AI 탑재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AI 학습 데이터 가공기술 업체 셀렉트스타의 김세엽 대표는 “아이언맨 자비스 같은 AI 어시스턴트가 하루 아침에 나타나진 않겠지만, 각 전문영역에서 돈 내고 쓸 가치가 있는 AI 서비스가 내년에 활발히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노스컷 CEO는 지난해 6월 출시된 깃허브 코파일럿의 확산세를 언급하며 “이미 생성형AI는 전에 다른 기술에서 목격할 수 없었던 속도로 상용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코드 저장소 ‘깃허브’에 결합된 코드 자동 생성 AI다.
실제 내년엔 한층 진화한 생성형AI 기술과 서비스가 쏟아질 전망이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테크 기업들 모델 개선과 이를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에 몰두하고 있어서다. 오픈AI는 한번에 300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입력할 수 있는 AI 모델 GPT-4터보를 공개했다. MS는 내년에 오피스 SW(워드, 엑셀, 파워포인트)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 M365 코파일럿을 정식 출시한다. 네이버도 지난 9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하이퍼클로바X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의 모바일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내 네이버 통합 PC 검색에도 큐를 적용할 계획이다.
◇제조·예술 등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챗GPT 등장 후 딱 1년 만에 또 한번 변곡점을 맞은 상황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특화 분야를 찾고, 기술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배경훈 원장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제조, 반도체와 최근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문화, 예술 분야에 특히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강점이 있는 분야에 빨리 생성AI 접목해서 차별점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으려면 이런 분야에서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 AI 연구원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 유럽 출판사, 미국 제약업체와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도 같은 의견임을 밝히면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대상(B2B) 경량거대언어모델(sLLM)을 만드는 기업의 수준이 아직 글로벌에 미치지 못한다”며 “성능이 개선되려면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정부가 나서서 사용해주고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축사를 통해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박 차관은 “정부도 ‘전국민 AI 일상화’를 위해 내년에 약 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생성형 AI가 일상화되는데 각자 AI 일상화가 이뤄지는데 한축을 담당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