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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법부가 가해자에게 2차 스토킹을 용인하는 불구속 조치를 취하지만 않았어도 막을 수 있었다”며 “혼자 고립돼 일하지 않고 2인 1조로 일하기만 했어도 불시에 닥치는 위험에 맞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사건 후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지난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성 직원들의 당직을 폐지하거나 줄이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선 “이러한 발상은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우기는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과 닮아있다”며 “보호라는 미명 아래 이뤄지는 업무 배제야말로 여성혐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을 사회에서 배제하는 일터 내 구조적 차별은 본질적인 대책조차 세울 수 없게 만드는 지경으로 이어진다”며 “사업장 내 성차별적 고용 관행을 바꾸고 폭력의 기제들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가정방문노동자, 공무원, 철도노동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일터에서의 젠더폭력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김정원 금속노조 LG케어 솔루션지회장은 “직업 특성상 고객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데 남성고객으로부터 스킨쉽이나 성적인 농담 등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고객이라는 이유로 소극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고 회사도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고 토로했다.
정명재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장은 “근무시간에 업무용 PC로 포르노 영상을 시청한 역장들을 감사실에 고발했지만, 견책 처분만 받고 여전히 같은 역에서 여성 역무원들과 근무하고 있다”며 “회사와 감사실의 비호를 받는 이 상황에서 누가 성희롱과 갑질을 신고할 수 있겠냐”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