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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 벚꽃 엔딩 충청권까지 왔나…신입생 모집 대거 미달

박진환 기자I 2021.03.17 14:57:13

2021학년도 입시서 수시·정시에 n차 모집까지 미충원
학령인구 감소에 어려움…"수도권대학 정원조정" 요구

개강을 앞둔 대학가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으로 방침을 정하고 있는 가운데 개강과 입학 특수를 누리던 대학가 주변의 상가와 원룸이 공실로 넘쳐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올해 신입생 모집에 미달사태가 대거 발생하면서 충청권 대학들이 큰 위기감에 빠졌다.

이들 충청권 대학은 그간 영·호남권에 비해 다소 신입생 모집에 자신을 보였지만 당장 올해부터 신입생 미충원 사태가 벌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세대 졸업생들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학위수여식을 마친 뒤 학사모를 던지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교육부, 대전과 충남, 충북 소재 4년제 대학들에 따르면 2021학년도 입시 결과, 충청권 대학들의 신입생 미충원 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수시와 정시를 거쳐 추가 n차 모집까지 실시했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우선 대전대는 2016명 모집에 1831명이 등록해 등록률 90.82%를, 배재대는 2048명 모집에 1810명이 등록해 88.3%를 기록했다. 목원대도 1825명 모집에 1617명 등록하면서 88.6%의 등록률을 보였고, 우송대는 2013명 모집에 2002명으로 99.5%로 집계됐다. 이 중 한남대는 2715명 모집에 2677명이 등록하면서 98.6%로 개교 이후 처음으로 정원 미달로 마감했다.

충남의 중부대도 1945명 모집에 206명이 미달돼 등록률 89.4%로, 호서대는 2887명 모집에 2796명으로 96.8%에 머물렀다. 국립대들도 충원율 100%에 실패하면서 위기감이 더해지고 있다. 거점국립대인 충남대의 등록률은 99.5%를 기록했고, 한밭대는 99.57%로 나왔다.

지역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실패한 이유는 학령 인구 감소와 함께 코로나19로 외국인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학 정원은 49만여명인 반면 2021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43만여명에 그쳤다.

서울 등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수도권 쏠림 현상도 지역대학들의 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각 대학들이 수험생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박람회와 설명회 등 대면 설명 기회가 사라진 점도 한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등록금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학교 회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대학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지역 대학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학과 통폐합을 비롯해 산업과 밀접한 학과로 개편을 추진하는 동시에 입학정원을 학령인구 감소분만큼 줄이는 다운 사이징을 진행하고 있다.

또 입학정원 감축으로 발생한 재정 부족분에 대해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교육용 자산의 매매 등을 위해 관련 법·제도 개정을 요청한 상태이다.

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들의 정원을 줄이지 않는한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며 “교육부는 지난 10년간 지역 대학들의 정원만 줄였고, 수도권 대학들의 정원은 전혀 줄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도 “지역 대학이 무너지면 대학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가 쓰러진다”며 “그간 지자체나 교육청이 대학에 대해 어떤 지원도 없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지역대학에 지원이 필요하며, 지역특성에 맞는 특성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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