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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성과급 잔치 끝나자…소득격차 역대 최저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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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렬 기자I 2026.08.27 12: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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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처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고유가 지원금에 1분위 소득 '껑충'…소득 격차 '역대 최저'
2분기 5분위 배율 4.97배…집계 이래 최저치
1분위는 고유가지원금 덕, 5분위는 근로소득 '뚝'
지원금 기댄 한시적 '착시'…구조적 변화 단정 일러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직장인이 다수 포진한 고소득 가구는 지난 1분기 두둑한 성과급 덕에 소득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일회성 보너스 효과가 사라지고 기본 임금 인상마저 둔화하자 체감 소득이 얄팍해졌다. 반면 저소득 가구는 지난 4월 정부가 지급한 ‘고유가 피해지원금’ 덕에 모처럼 숨통이 트였다. 올 2분기 상·하위 가구 간 소득 격차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좁혀진 결정적 배경이다.

분배 지표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반전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일시적인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소득층은 정부의 일회성 지원금에 기댔고, 고소득층은 핵심 소득원인 근로소득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선불카드형 지원금을 지급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민들이 선불카드형 지원금을 지급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유가 지원금이 좁힌 격차

2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9만 5000원으로 1년 전보다 4.5% 증가했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실질소득 역시 1.5% 늘었다.

전체 소득 증가를 이끈 것은 이전소득이었다. 근로소득(0.8%)과 사업소득(3.8%)이 소폭 늘어난 가운데, 이전소득은 20.4%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2년 2분기(44.9%)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정부가 무상으로 지원하는 공적이전소득이 27.6% 늘어 전체 소득 상승을 견인했는데, 이 역시 ‘민생회복소비쿠폰’이 살포됐던 지난해 3분기(40.4%) 이후 최대 폭이다.

이같은 소득 구성 변화는 분배 지표 개선으로 직결됐다. 상위 20%(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하위 20%(1분위) 가구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올 2분기 4.97배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 1인 이상 가구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1분기 대기업 성과급 쏠림 여파로 6.59배까지 치솟았던 지표가 단숨에 개선된 셈이다.

이는 1분위 가구의 소득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다, 5분위 가구 소득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둔화한 결과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8만 3000원으로 전년 대비 7.5% 뛰어 전 분위기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1분위 근로소득은 3.4% 증가하는 데 머물렀지만, 이전소득(89만 7000원)이 9.8% 늘었다. 특히 공적이전소득(69만 4000원)이 11.6% 급증했다. 박순옥 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은 “4월부터 지급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사회수혜금이 1분위 소득 상향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5분위 가구 소득은 1115만원으로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계 경제의 근간인 근로소득이 718만 4000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박 과장은 “임금 근로자가 감소했고, 300인 이상 대기업의 임금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이 5분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늘었거나, 자생적인 소득 창출 능력이 개선됐다기보다는 정부의 한시적 재정 투입과 대기업 근로자 소득 둔화가 맞물려 표면적인 격차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처 역시 이번 지표 개선을 구조적 변화로 단정하기엔 이르다며 선을 그었다.

자료=국가데이터처
자료=국가데이터처
늘어난 가계 씀씀이

가계의 씀씀이를 보여주는 2분기 가계지출은 399만 3000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소비지출(293만 2000원)과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106만원)이 각각 3.4%, 1.9% 증가했다. 특히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이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17.9%), 오락·문화(7.6%), 음식·숙박(3.5%) 등에서 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의 경우 고유가피해지원금 효과와 가전 환급 행사 등이 맞물리며 2020년 3분기(19.5%)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1분기 신차 구입이 선반영된 영향으로 교통·운송(-0.5%) 지출이 감소했고, 주류·담배(-2.2%) 지출 역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비소비지출 부문에서는 고금리 여파로 이자비용이 12.1% 급증했다.

가계의 여윳돈을 의미하는 흑자액은 뚜렷하게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은 423만 5000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고, 여기서 소비지출을 차감한 흑자액은 130만 2000원으로 9.6% 늘었다.

처분가능소득 중 얼마를 썼는지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69.2%로 1.2%포인트 하락했다. 데이터처는 이를 소비 부진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박 과장은 “명목과 실질 소비 모두 증가해 소비가 안 좋다고 보긴 어렵다”며 “이전소득 등의 기여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5.2%)이 소비지출 증가율(3.4%)을 웃돌면서 상대적으로 평균소비성향 수치가 작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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