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대만 발언에 中외교관 "죽음의 길"…日, 항의(종합)

김겨레 기자I 2025.11.10 13:47:16

주오사카中총영사, '대만 유사=일본 유사' 인식에 격분
"패전국 일본, 민족적 궤멸 다시 겪지 않길" 경고
'더러운 목 베어버릴 것" 글도 게시했다 삭제
日, 중국 당국에 항의…외교 마찰 비화 조짐
다카이치 "日정부 입장과 부합…철회 안 해"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에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본에 주재하는 한 중국 외교관이 “일본의 일부 머리 나쁜 정치인이 선택하려는 죽음의 길”이라며 격분하자 일본이 강력 항의하는 등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일본 산케이신문은 10일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전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만의 유사는 일본의 유사’라는 주장은 일본 헌법 문제는 둘째치고 중일평화우호조약의 법적 의무를 위반하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 중 하나인 대만의 중국 복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쉐 총영사는 “일본은 패전국으로서 이행해야 할 승복 의무를 저버렸으며, 유엔 헌장의 적국조항을 완전히 망각한 지나치게 무모한 시도”라며 “부디 최소한의 이성과 준법정신을 회복해 이성적으로 대만 문제를 생각하고 패전과 같은 민족적 궤멸을 당하는 일을 다시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쉐 총영사는 다른 글에서 ‘대만 유사는 국가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인용하며 “제멋대로 들이닥친 그 더러운 목은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 각오가 되어 있나”라는 글도 게시했다가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즉시 중국에 항의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재외공관장 발언으로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중국 측이 명확한 설명을 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중국 외교 당국에 수차례 항의했으며 관련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해 전함이 해상을 봉쇄하고, 미국이 지원에 들어갔는데 이를 막기 위한 무력 행사가 발생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존립위기 사태란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나라나 지역이 공격받아 일본이 위기에 처하거나 일본 국민의 생명에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로, 집단 자위권을 한정적으로 행사해 총리가 자위대에 출동을 명령할 수 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의회와 같은 공식적인 장소에서 대만 유사시 자위권을 행사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본 안팎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해당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존립위기 사태와 관련해 특정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점은 반성할 부분이며 앞으로는 신중하겠다”면서도 “정부의 입장과 부합하므로 특별히 취소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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